[포럼] 탄소중립 자원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에코디자인 정책포럼

장장 4시간의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와, 내가 생각해도 4시간을 재밌게 듣고 앉아있었다니 난 쓰레기덕후야! 들으면서 에코디자인의 패러다임이 변했다고 확실히 느끼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에코디자인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중점에 두었다면, 요즘의 에코디자인은 효율성은 물론 순환자원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평가 항목의 중심이 순환자원성에 쏠려있거든요.

순환자원 법제화에 앞서 나가는 유럽연합 사례와 글로벌 기업들의 에코디자인 사례, 그리고 국내 제도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하는 포럼이었습니다.

유럽연합의 순환자원 법은 크게 보자면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제품의 설계와 폐기까지 순환성을 고려해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규제하는 ESPR, 일회용 포장재의 사용 규제하고 포장재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규정한 PPWR, 마지막으로 수리권을 제도화하는 R2R 지침입니다.

유럽의 순환자원 관련 법 내용을 들으며, 인상적이었던 사례는 2026년부터 시행될 프랑스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EPR) 에코모듈레이션입니다.

프랑승서는 재생원료(PCR, Post-Consumer Recycled materials)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생산자들 사용하는 재생원료의 양과 출처에 따라 EPR 기여금(contributions financières EPR)을 조정합니다. 즉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료를 재활용하거나, 재활용 비율이 높거나, 프랑스 본토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수거해 재활용한 재료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분담금을 높게 부여합니다. 유럽연합 국가에 유사한 환경, 배출 산업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고요.또한 재생수지 비율과 종류를 모두 보고해야 합니다.


☞ 생산자가 제품·포장재 설계와 원료 선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재정적 시그널(financial signal)에 해당

오늘 포럼에서 인이 박히게 들었던 말은 바로 환경 영향의 80%가 제품 설계 단계에서 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제품 설계가 잘못되면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없습니다. 또한 에어컨, 자동차처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일부 물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품은 제조 단계에서 탄소발자국의 80%가 배출됩니다. 따라서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제조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한국형 에코디자인 방향에 대한 발제에서 관심이 갔던 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환경부가 제품의 순환 이용 저해 요소를 평가해 생산자 등이 제품 생산 단계에서 개선토록 권고하는 순환이용성평가제도가 작동하고 있더라고요.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과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이 제도화되어있지만, 순환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좀 더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순환이용 평가와 촉진, 환경성적표지, 에너지 이용 효율성, 물 이용 효율성, 우려물질 사용 관련 규제를 확대하고 통합해 총체적인 제품의 친환경 설계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K-에코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중점 과제로 1) 재생원료 시장 확대 및 물량 확보 2) 수리권 제도화 :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내 수리권 조항 구체화, ✓ 수리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설계 강화, ✓ 제품 수리권 구체화 가이드라인 필요, ✓ 수리용이성 항목별 평가기준 마련 필요, ✓ 지속가능한 제품 설계와 수리권 연계 강화, 3) 제품 순환성 평가 및 탄소발자국 산정 방법론 구축, 4) 재생원료 데이타베이스 구축 및 모니터링 지표 관리, 5) 거버넌스 강화 및 국제표준화 선제 대응을 들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 전자제품 재질 구조 개선 평가제도, 제품 등의 순환이용성 평가제도, 순환우수제품 인증기준 등에 수리용이성 항목이 포함되어야 하며, 전기전자제품 환경성보장제 내 에코모듈레이션 적용이 필요합니다.

실제 에코디자인이 적용돼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내고 있는지 알게 된 것도 좋았다. 대표적으로 리코의 경우 설계 – 회수 – 수리/리퍼비시 –재생원료 투입 – 성과검증의 순환시스템을 구현했다. 시스템 도입 전 제품 생산에 새 원료를 사용하는 비율은 90.7%,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 순환자원을 사용하고 새 원료 투입은 12%에 그친다.

한국 타이어 사례도 흥미로웠는데, 업체 1위인 미쉐린 타이어에서 재생원료 사용한다고 대대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후발주자들 모두 비슷한 선언을 하고 성과를 내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환경규제에 따른 타이어의 지속가능성 대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세 플라스틱 이슈 – 마모가 적게 되는 타이어 개발

2) 열대우림 파괴 이슈 – ’20년 12월 31일 이후 개간된 농지 생산품의 유럽 수입 금지

3) 디지털 제품 여권 (Digital Product Passport, DPP) 도입 → RFID를 통한 제품의 에코디자인 정보 관리 시스템 구축 시도

4) 타이어 산화방지제 6PPD로 인한 생태계 (특히 은연어) 피해 → 정책적 해결 방안: 빗물 처리 / 오염원 제어 등 6PPD 하천 유입 방지, 기술적 해결 방안 : 6PPD 대체 물질 개발

5) 재생원료 (타이어 재활용 재료) 사용 비율 향상 및 타이어 제조 공장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위에 정리한 내용은 제가 몰랐거나 인상 깊었던 내용을 단편적으로 정리한 것이고, 4시간 포럼 자료집에는 훠얼씬 더 자세하고 중요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자료집이 미공개라, 제가 편파적으로 뽑은 내용만 공유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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