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지하로 가는 쓰레기 처리장…노동환경도 지하화된다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408120600011&code=115

우리가 내다 버린 쓰레기는 다음날이면 말끔히 사라져 마치 완벽하게 처리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쓰레기들은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아요.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져 다시 한번 노동자의 손으로 분류되거나, 처리 공정을 통해 재활용/소각/매립되죠.

쓰레기 처리장은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로 자취를 감추죠.

창문이 없는 쓰레기 처리장에서는 악취와 함께 각종 유해물질들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쓰레기 처리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 개선은 그 누구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 있는 지하 4층에 들어서자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1급 방진마스크를 썼지만 악취는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지하라 창문은 없다. 천장에 환기시설로 보이는 기구가 달려 있지만 온갖 음식물이 뒤섞이고 썩으면서 풍기는 냄새를 없애주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2020년 서울 마포구의 자원회수시설에서는 17년가량 일한 노동자가 소뇌위축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장기간 야간근무에 따른 수면장애와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전국환경노동조합이 파악한 서울시내 심각한 산업재해만 7건이다. 병명은 혈액암, 악성 뇌종양, 뇌경색 등이다. 큰 소음 속에서 노동자들은 두통과 어지러움, 이명을 느끼고, 햇빛을 보지 못해 비타민D 부족 증상을 겪고 있다. 유니온파크의 경우 회사가 비타민D 주사를 제공할 정도다. 그런데도 지자체와 주민협의체 간 지하 처리장 건설 논의에 노동자들은 빠져 있다.

구독하기
알림 받기

0 Comments
오래된 순
최신순 최다 투표
Inline Feedbacks
댓글 모두보기

다른 볼거리

플라스틱프리
뉴스레터 구독하기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을 이메일로 구독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