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친환경 실천 너무 귀찮고 힘들어! 한다면 단 한 가지만 하시길 권합니다. 바로 생수를 끊고 정수기 물을 마시는 것인데요. 생수는 환경적, 사회적으로 너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차고 넘칩니다. 다른 실천을 못 하겠다, 하면 생수를 끊는 한 가지 실천을 하시면 어떨까요? 그만큼 중요한 이슈랍니다.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사회학 교수 대니얼 재피가 2023년 펴낸 ‘언보틀드’는 ‘물 정의’ 문제를 치밀하게 분석한 대작으로, 2010년부터 10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물을 둘러싼 투쟁’을 쫓으며 병입생수라는 ‘상품’이 일으킨 악영향을 광범위하게 분석했다. 플라스틱 병입생수의 사회적이고도 환경적인 해악을 젠더·지역·계급의 문제와 연결해 심층적으로 접근하며 대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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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플라스틱 생수에 의존하는 악순환에 있다. 병입생수 산업이 발달할수록 사 먹는 물은 안전하고 수돗물은 더럽다는 두려움이 강화된다. 이 불신은 공공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 압력을 낮추며, 깨끗한 물이 공급되지 못하게 한다. 병입생수 구매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끈질기게 싸워서 이뤄낸 성공 사례들이 있다. 물 사냥꾼들로부터 물을 지키고 감시해 온 주민, 환경단체들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2021년 2월 네슬레는 북미 병입생수 사업부 전체를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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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모두에게 물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의무”라고 말한다. 정의롭고 촘촘하며 섬세한 책이다.
한겨레 신문 2026.3.1 이유진 기자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246848.html#ace04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