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KBS 다큐인사이트 – 지속 가능한 지구는 없다 1부 탄소 해적

갑진년을 맞아 KBS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빛낸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습니다. ✨

‘지속 가능한 지구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탄소 해적>과 <재활용 식민지> 두 편으로 나누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속 가능’의 실태를 보여주었죠.

상당히 충격적이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내용이라 되도록이면 영상으로 시청각을 통해 충격 받으시는 걸 추천드리고요ㅎㅎ

여의치 않다면 아래 간단히 정리한 글과 사진을 확인해 보세요.

오래도록 곱씹고 싶어 사심을 담아 정리했습니다. 😉

1부 <탄소 해적>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라벨에 표기하고 있는 ‘탄소 중립 마크’에 대한 실체를 밝혀냅니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어떻게 ‘탄소 중립 마크’를 뻔뻔하게 달고 있는지 궁금하셨던 분들이라면 꼭 확인해 보세요!

물 대신 콜라를 마셔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 어떤 사연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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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해적

인도 가지아바드; 안전한 물을 위해

4개월만에 온 정부의 물 탱크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겨우 15km 떨어진 가지아바드의 한 골목에서는 통을 든 사람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정부가 보낸 물탱크 트럭이 도착하면 안전한 물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4개월만에 온 물탱크는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다. 상수도 시설이 없는 가지아바드에서 공짜로 물을 얻는다는 것은 횡재나 다름 없다. 그렇게 늘어선 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줄을 선 사람들은 물 받는 순서를 두고 다투기도 하며 뒤쪽에 선 사람들은 행여나 물을 받지 못할까 초조함에 애가 탄다.

  • 주민 A “선거 때는 표 구걸하러 빨리빨리 잘만 오더니. ‘물도 주겠다, 이렇게 해주겠다, 저렇게 해주겠다’ 말은 잘하더라. 아무도 쓸모없어. 물 못 먹어서 죽을 것 같아.”
  • 주민 B “우리가 원하는 건 물뿐이에요. 다른 건 필요없어요.”

워터 마피아

물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설 업체를 부르는 수밖에 없다. 고가의 물을 파는 이들을 ‘워터 마피아’라 부른다. 이들이 아니면 물을 공급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공수했지만 이 물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안전하지도 않다. 그나마 이 물이 있어야 종일 밀린 설거지를 할 수 있지만 식수는 따로 구해야 한다. 마실 수 있는 생수는 사설 탱크보다 40배 더 비싸다. C 가족은 월급 30만 원 중 절반을 물을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하천의 쓰레기, 오염된 지하수

만성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는 인도 전체의 46%이다. 수도 시설이 없는 도시에서 의지할 것이라고는 지하수뿐이지만 집이 무너질 위험을 감수하고 지하수 공사를 해야 한다. 운이 좋아 집 아래에서 지하수가 나오면 이를 커다란 탱크에 모아두고 이웃에서 판매한다. 그러나 이 물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하수 배관 아래 쓰레기로 가득한 하수가 흐르고, 오폐수는 그대로 지하수로 스며든다. (인도 질병의 약 20%가 물로 인해서 발생)

  • 카베 마다니 (UN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장) “정부가 안전한 공공 수도 시설에 투자할 의지가 없을 때 소비자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생수 구매는 생존 전략이 되어버리죠. 많은 사람이 수돗물을 깨끗한 물의 공급원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생수 산업, 음료 산업에 있어서 기회입니다.”

> 연평균 27% 이상 성장한 인도 생수 시장 :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공공의 물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수록 생수의 매상은 상승함.

> 10년간 73% 증가한 전 세계 생수 시장 :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1분에 100만 병 이상 판매, 1년에 약 6,000억 병 판매됨. 전 세계 생수 시장 규모 약 400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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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치아파스; 주민들의 식수를 앗아가는 코카콜라 공장

가장 안전하고 좋은 수질의 물은 코카콜라의 것

멕시코 최남단의 치아파스에도 물을 얻기 위해 각자도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을에는 집마다 지붕과 연결된 커다란 물탱크가 있는데,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마실 물을 얻는 것이다. 수도 시설도 없고 생수를 살 돈도 없는 이들에게는 빗물 한 방울도 소중하다. 몇 년 전부터 우기에도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우물을 파지 않는다. 땅이 메마르자 지하수도 바닥났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는 계절을 버티기 위해서 최대한 물을 모아두는데, 물을 모아둔 병들은 쓰레기통만 열만 쉽게 구할 수 있는 탄산음료(펩시, 코카콜라) 페트병들이다. 모아둔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끓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 사람들은 물보다 차가운 음료수를 더 많이 마신다.

  • 주민 D “우물과 강이 계속 말라가고 있어요. 산크이스토발데라스카사스에 음료 공장이 있는 걸 봤는데요 거기서는 물을 많이 사용하던데 우리는 물이 없어요. 사람들은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콜라를 사요. 그러니까 공장은 계속 콜라를 점점 더 많이 만들어내는 거죠. 저는 물만 있으면 정말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치아파스에서 물을 구하는 게 모두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멕시코 최대 규모의 음료 공장 중 하나인 치아파스의 코카콜라 공장은 매일 100만 L이상의 물을 깊은 지하에서 뽑아낸다. 물 100만 L는 20만 명의 주민이 매일 5L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 페르민 레이가다스 (에너지지원공학박사, Cantaro Azul 연구소장) “이 공장은 우이테펙 화산의 기슭에 있습니다. 화산 기슭의 물은 단막이 나고 아주 질이 좋은데요 즉 코카콜라는 이 유역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물을 공급받고 있는 겁니다. 대중들에게 공급되는 물과는 대조적이죠.”

가장 좋은 물을 독점한 음료는 이 도시의 식수나 다름 없다.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끓여먹거나 비싼 생수를 사는 대신 깨끗한 물을 이용해 만든 음료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500ml 13페소, 약 천 원) 사람들은 청량음료를 물보다 신뢰한다.

> 치아파스의 청량음료 소비는 세계 평균의 약 32배 : 연구에 따르면 돌 지난 영아의 1/3이 이미 콜라를 접함. 안전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건 플라스틱 병에 담긴 콜라가 유일하다고 여겨지기 때문.

  • 마르코스 아라나 (의학박사, 멕시코 국립의학영양연구소 연구원) ” 산크리스토발데라스카사스 주민들 사이에는 수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 마시는 걸 그만두었죠. (음료)제품을 팔아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 분명히 만들어진 겁니다. 게다가 이들은 플라스틱병에 물을 담음으로써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생수 기업들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는 세계 3대 생수 판매 업체이다. 지난 5년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1위를 기록한 코카콜라는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코카콜라의 생수 판매액은 연간 24조 원, 매년 천억 개가 넘는 페트병을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생수병에 사용되는 270만 톤의 플라스틱, 그 원료는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이다. 생수 한 병을 생산하고 운반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즉 석유의 양은 병 부피의 1/4에 달한다. 그 결과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의 탄소 배출량은 수돗물의 약 700배이다.

  • 카베 마다니 (UN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장) “1L의 생수를 생산하려면 약 4~5L의 물이 필요합니다. 생수를 생산하는 것은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고 플라스틱 오염도 일으키죠.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가 지속 가능하냐고 물으신다면 오늘 저는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석유 사용과 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느 생수 기업들은 모순되게도 지속가능성을 약속한다. 몇몇 생수 브랜드는 탄소 순 배출량 0을 의미하는 ‘탄소 중립 선언’을 하며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했다.

플라스틱 생수 병은 몇백 km를 거쳐 독일로 운반되었지만 탄소중립 라벨이 붙어있다.

독일 베를린의 환경단체는 생수에 부착된 탄소중립 라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비자를 속이는 허위 광고라는 것이다. 탄소중립 라벨을 부착한 40여 개의 기업에 소송을 제기, 절반에서 승소했다.

> 기후 중립 인증 라벨은 해당 제품이 환경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 마티아스 발티 (독일환경지원DUH 대변인) “이 마케팅 속임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독일 슈퍼마켓에 가면 기후 위기가 벌써 해결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왜냐하면 모든 제품에 ‘기후 중립’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거든요. 더 이상 어떤 환경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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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산마르틴; 탄소 해적들에 의해 쫓겨난 원주민들

탄소 상쇄; 돈으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마법

탄소 중립을 선언한 기업만 1,500여 개인데, 대부분이 실제 배출량을 많이 줄이지 않고도 돈을 주고 탄소 중립을 이뤘다. 심지어 자동차 엔진 오일조차 탄소 중립 제품에 해당된다.

  • 조셉 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과학·지속가능성·미지어센터 선임연구원) “탄소 배출권을 구입하면 자신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도 ‘나는 내 탄소 배출량을 상쇄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을 구입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환경을 오염시키지 말라고 돈을 주는 것이 스스로 오염 활동을 줄이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죠. 탄소 시장은 사람들을 속였어요.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비용을 내면 배출량을 무한대로 감축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거죠.

빼앗긴 숲과 탄소 해적

페루 산마르틴에는 500년 넘게 숲을 지키며 살아온 원주민 키츠와족의 터전이 있다. 키츠와족은 자신을 숲의 일부로 여기며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자연에서 얻는다. 가게와 도로가 없는 이곳에서는 최소한의 채집과 낚시를 통해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한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생활 방식인 것이다. 평화로웠던 이들의 삶은 숲이 탄소배출권 사업지가 되어 사냥과 낚시가 금지되는 순간 난관에 부딪혔다. 탄소 중립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이 숲의 권리를 사들였기 때문에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오랫동안 숲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접근을 금지한 것이다. 숲을 빼앗긴 이들에게 숲은 단순히 여가의 공간이 아니라 마트와 병원도 없는 이곳에서 그들의 먹거리와 약재를 구할 수 있는 생존의 공간이다.

표지판 너머는 국립공원이자 탄소배출권 사업지이다.
  • 주민 E “이 마을 가족들은 먹고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가 조상 대대로 낚시하고 사냥하던 곳은 숲 내부에 있는데요, 그 안에 들어가려면 문제가 생깁니다.”
  • 주민 F “이 안에 우리 집이 있었다고요. 우리 조상님들, 조부모님들, 부모님들이 지으신 집이요. 바나나 농장도 있었어요. 그런데 공원이 되면서 우리는 쫓겨났어요.”
  • 주민 G “탄소 배출권은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요. 그들은 숲에 들어간 형제들의 사냥 도구를 빼앗아 불태워 버렸어요. 사냥한 고기까지 불태웠고요. 고기잡이에 쓰는 배에도 불을 질렀어요. 우리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울창한 숲은 화석연료와 플라스틱 제조기업이 배출한 막대한 탄소를 흡수하는 수단이 되었다. 원주민들은 탄소중립을 이루고자 숲을 확보하려 몰려드는 이들을 ‘탄소 해적’이라고 부른다. 숲을 어머니로 여기고 나무를 베어 판 적도, 숲에 기계를 들인 적도 없는 키츠와족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숲 보존을 대가로 탄소배출권을 파는 이들에게 원주민들은 환경파괴범으로 치부된다. 대대로 솦에 의존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탄소 배출권이 무엇인지 모른다.

  • 주민 H “원래 우리 집은 여기가 아니었어요. 우리는 산 쪽에 농장도 가꿨어요. 공원 측이 땅을 빼앗기 전까지는요. 카카오, 바나나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모든 걸 뿌리째 잘라버렸어요. 모든 걸 다 잘라냈어요. 모두, 모두, 모두 다 잘라버렸어요. 아이들은 아빠도 없이. (눈물) 어디로 가냐고요. 우리는 갈 데가 아무 데도 없었어요. 아이들 아빠는 세상을 떠났어요. 쫓겨나면서 너무 낙담했거든요.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이 아이들을 키워왔어요.”

지구 반대편 대기업들이 친환경 이미지를 얻는 동안 누군가는 집과 가족을 빼앗겼다. 원주민들이 쫓겨난 울창한 숲은 성유화학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지우고 탄소중립에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 사이 플라스틱 생산량은 2060년까지 3배 성장,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 생산량은 매년 1,00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석유 화학 업계는 기후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탄소중립을 앞다투어 약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크리스티나 가반초 (변호사, 산마르틴 원주민 협회 법률고문) “배출량은 조절하지 않고 계속 환경을 오염시키면서 그냥 종이만 거래하고 있어요. 배출권 말이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실제 자연을 위해 판매되는 것도 아니에요. 더 나쁜 것은 원주민들을 배제하고 그들의 땅에서 내쫓은 겁니다. 친환경적이고 자연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돈 주고 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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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주; 뜨거워지는 지구, 늘어나는 산불

미국 오리건주의 울창한 숲
산불이 지나간 후 황량해진 숲

광활한 숲이 펼쳐진 미국 오리건주, 주 면적의 절반이 숲이라 맑은 공기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리고 울창한 숲은 기업들의 탄소 배출을 상쇄시켜 줄 최적의 장소로 여겨졌다. 숲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나무들은 온데간데 없이 황량한 들판만 펼쳐져있다.

  • 말콤 볼머 (웜 스프링스 부족 연합 자연 지원부) “이곳은 탄소 배출권 사업의 일부였어요. 탄소 배출권 사업을 위해 별도로 지정된 숲이었는데요, 산불이 통과하면서 탄소를 상쇄하는 나무들을 태워버렸습니다. 여기 양쪽 모두가 탄소 배출권 사업에 속해 있었습니다. 불이 번질 때는 정말 대혼란이었죠. (···) 탄소 배출권 사업지의 약 63%가 소실됐습니다. 전체 24,000ac(약 9,712ha) 중에 15,000ac(약 6,070ha)가 불에 탔어요.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복구가 안 될 겁니다. 재조림을 위해 지금처럼 노력하더라도 숲이 이전 상태에 가깝게 복구되려면 100년쯤 걸릴 거예요.”

지난 2020년 9월 라이언스헤드 산불로 이 지역 약 77,000 헥타르의 숲이 불탔다. 탄소 배출권 사업을 하던 웜 스프링스 지역도 불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름다운 산림과 맑은 시냇물이 흐르던 숲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계약 당시 숲은 260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기로 했지만 이제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화재로 나무가 죽으면 뿌리와 토양에 저장된 탄소의 대부분은 재기 중으로 방출된다. 기후변화로 산불은 점점 예측할 수 없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탄소 배출권 시장에서 이러한 상황은 고려되지 않는다. 나무에 저장되기로 한 양보다 더 많은 탄소가 오히려 대기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

  • 그레이슨 베즐리 (지구시스템과학 박사, Oarbon Plan 연구원) “나무를 탄소 상쇄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이 숲과 탄소가 20,50, 100년 후에도 그대로 있을 것이라 약속하는 것입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산불이 더 커지고 더 강력해지고, 더 빈번해진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거죠. 우리는 숲을 보호해야 하고 복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행동들이 오염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때 문제는 대단히 복잡해집니다. ‘나는 탄소 배출권을 구매했으니 오염을 계속할게’라고 말하는 거니까요. (제작진 : 웜 스프링스 탄소 배출권 구매 기업은 누구인가요?) 셰브론(석유회사)이 가장 큰 구매자로 보입니다. 셰브론USA가 20만 개 넘게 샀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에너지, 오일, 가스 기업들이 구매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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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하발레슈와르; 쿡 스토브와 탄소 배출권

탄소 중립을 위해 꼭 큰 숲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10여 년 전 탄소 배출권 사업자들은 인도의 산간마을에서 훌륭한 사업 가능성을 발견했다. 산간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음식을 만든다. 주변 산에서 구한 나무를 넣어 불을 떼는 진흙 화로는 가장 익숙한 요리 도구이다. 그런데 어느날 낯선 이들이 찾아와 쿡 스토브를 수백만 개 배포했다. 쿡 스토브를 사용하면 요리할 때 나무가 덜 필요할 것이고, 그만큼 나무가 탄소를 더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탄소 배출권을 발행했다. 탄소 배출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10년 이상 꾸준히 새 스토브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느리게 데워지고, 스토브에 작은 나뭇가지만 들어가는 문제 등으로 인해 방치되어 있는 스토브가 대부분이지만 이 또한 탄소 배출을 감축한 것으로 계산된다. 게다가 쿡 스토브를 나눠줄 이유가 없는 LPG를 이용한 가스레인지가 여러 대인 가정에도 배포한 것이 목격되었다. 이 지역에서만 쿡 스토브로 120만 톤의 탄소 배출권이 발행되었다. 최대 구매자는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아도 탄소 중립이 되는 방법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 조셉 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과학·지속가능성·미지어센터 선임연구원) “나무를 심거나, 다른 사람들이 나무를 베지 않게 하는 걸 ‘자연 기반 탄소 상쇄’라고 부르는데요, (탄소 상쇄) 1톤당 1달러 정도입니다. 우리가 기후 문제를 1톤당 1달러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게 그렇게 큰 문제일 리 없겠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모여서 회의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우리는 더 이상 괜찮은 척을 하면 안 돼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세계는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돈을 주면 누가 대신 해줄 것처럼 구는 건 그만할 때가 됐어요. 모두가 배출량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모두가 배출량을 줄일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부유한 나라들부터 시작하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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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파리의 음용수, 수돗물

보편적인 공공 수돗물 음수대

세계적인 생수 기업과 석유 기업을 가진 프랑스는 그보다 150년 앞선 전통을 가진 아름다운 조각품이 있다. 사람들은 공공 음수대에 줄을 서서 수돗물을 받아 마신다. 프랑스의 수돗물 음용률은 77%로 어린 시절부터 집, 외부에서 수돗물을 마셔왔으니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생각이다. 파리 시내에는 1,200개의 수돗물 음수대가 있다. 탄소를 배출하는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시는 건 어디서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민들의 수요가 늘자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탄산수 음수대까지 마련되어 있다.

파리의 거리에서 물은 무료로 제공되며 환경에도, 사람에도 건강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파리 호텔의 변화; 생수 대신 수돗물

파리에서 수돗물은 돈을 아끼기 위해 마시는 물이 아니다. 에펠탑 인근 8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4성급 호텔은 1년 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없애고 음수대를 설치한 것이다.

  • 비아나 (여행객) “아주 실용적이라 생각해요. 각자 병을 갖고 있으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 로랑 모귀 (프랑스 파리 ‘N’호텔 총지배인) “이곳은 국제적인 고급 호텔로 그에 대한 기대가 따릅니다. 우선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자 했는데요, 플라스틱병 폐지는 우리 홑ㄹ의 당연한 선택입니다. 호텔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병의 양을 고려한다면 말이죠.”

호텔 건물 전체에서 연간 40만 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사라졌다. 1박에 약 50만 원인 객실의 냉장고도 예외는 없다. 생수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수돗물 음용 안내문이 있다. 플라스틱 병 없이 마시는 수돗물, 이것이 진짜 탄소 중립이 아닐까?

투명 공백

대한민국 서울; 외면받는 아리수

시민들의 생수에 대한 믿음

수돗물의 안정성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30도가 넘는 지난 8월 어느 주말, 시민들이 지하철역 앞으로 길게 줄지어 섰다. 구청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생수를 받기 위함이다. 폭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이 정책은 아주 인기가 높다. 생수를 주는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이다. 생수 배부처 옆으로 자리한 수돗물 음수대는 식수에 적합하다는 검사 결과가 무색하게 물을 마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률은 약 5%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수돗물에 투입한 돈은 지난 해에만 약 5천억 원.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시민들은 수돗물과 생수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가장 맛있는 물로 수돗물이 가장 많이 선택되었다.

생수는 정말 안전할까?

마시는 물은 맛은 물론 안전이 중요한데, 우리 주변의 물은 어떨까? 세종대학교의 연구팀은 다중 시설에 설치된 정수기 2곳, 학교 내의 수돗물, 일반 가정의 수돗물을 채수해 이 네 가지 물과 병에 담긴 생수 11개 브랜드를 실험 대상으로 선정해 일반 세균량을 검사했다. 일반 세균량과 대장균까지 DNA를 염색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총 세포수를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수돗물은 세균이 전혀 없는 반면, 생수 중 거의 전반에서 세균이 검출되었다.

  •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수돗물 같은 경우는 다름 샘물과 정수기에 비해서 수질 관리하는 항목이 훨씬 더 많습니다. 생수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고 예를 들어 수질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환경부 홈페이지에 3개월 정도 공시됐다가 또 없어지고 관리적인 측면에서는 수돗물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생수는 먹는 물 관리법에 따라 감독하지만 위반하더라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36억 병의 생수가 판매된다.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석유가 시추되고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 그 악순환에서 탄소 중립 마크는 면죄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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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푸에블라; 말라버린 마을의 우물

멕시코시티 인근에는 최근 큰 소란이 있었다. 2년 전만 해도 사람이 살던 곳, 2021년 큰 진동과 함께 생긴 싱크홀. 깊이는 45m, 넓이는 축구장만 한 크기이다. 싱크홀은 점점 커져 밭은 물론 집까지 집어 삼켰다.

  • 페르난도 (농민) “주 정부에서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세웠어요. 경고 표지판인데요, 붕괴 우려 때문에 이런 표지판이 세워져 있죠. 추가 붕괴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직경 5m 정도였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점점 커져서 지금은 긴 부분의 직경이 154m에 달합니다. 이 지역은 농사를 짓는 땅이었는데요, 싱크홀로 인한 위험이 심각해서 이제 농사를 못 짓게 됐습니다. 우리 주민들에게 이건 환경 재앙입니다.”

주민들의 시선은 싱크홀에서 3km 떨어진 생수 기업으로 향했다. 25년간 지하에서 물을 뽑아올린 공장은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폐쇄되어 있다. 싱크홀이 생기기 몇 달 전, 마을 우물이 말라버리자 주민들은 생수 공장으로 달려갔다. 어느새 생수는 이 마을의 유일한 식수가 되어가고 있다.

  • 마을 주민들 “우리는 들어가자마자 바로 취수정부터 닫아버렸어요. 누가 봤으면 경찰이 마약 조직이나 거물이라도 잡는 줄 알았을 거예요. 아니요, 우리는 물을 지키기 위해 모인 주민들이었어요. 많은 위협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우리는 물을 지키고, 물을 좋아해요. 저들에게 물은 그저 돈이죠. 이익일 뿐이에요. 저들은 부자가 되어가고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요.”

UN에 따르면 전 세계인이 생수에 쓴 돈의 절반이면 모두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런 지구에는 싱크홀도, 탄소 해적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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