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FP 보고서] 재사용? 어렵지 않아요, 재사용이 기본값이 되는 사회 만들기

국제 플라스틱 반대 연합(BFFP)에서 재사용 리필 인프라가 갖춰진 사회를 꿈꾸며, ‘재사용을 현실로 만들기’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일회용품은 원하는 사람이 돈 주고 사게 하거나 금지한다! 알맹이만 사고 파는 사회, 리필이 ‘국룰’인 사회를 그렸습니다. (반해버리겠어 😚😚)

특히 이번 보고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앞두고 있어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국제협약 회의에서 열분해와 같은 화학적 재활용과 생분해, 식물성 플라스틱 등의 소재를 강조했는데요. 일회용의 대안은 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즉 일회용 플라스틱의 근본적인 해결 방향은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입니다. 한번 사용 후 버리는 일회용 문화 자체를 버려야 할 때입니다.

이미 우리는 일회용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이윤을 내는 석유화학산업 업계는 강력하고, 이들은 재사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반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활용이 해답인 것처럼 재사용은 대신 재활용을 강조합니다.

자 그럼, 진정한 자원순환! 재사용을 현실로 만들자고 호소하는 보고서를 함께 보실까요.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85%가 매립지나 소각장에서 처리되거나, 지구 어딘가에서 버려져 유실된다고 추정됩니다. 2019년에는 약 2,200만 톤의 플라스틱이 환경에 유출되었으며 현재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2030년까지 2,000만 ~ 5,3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재사용 시스템은 이에 대한 강력한 대안으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최대 30% 줄일 수 있습니다!

재사용을 현실로 만들기: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재사용 시스템의 구축

펴낸 곳: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센터(2023), Revolution Plastics,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재사용 시스템 마련을 위해서는 다음이 필요합니다.

  • 리더십과 애드보커시 운동
  • 구조적 변화
  • 국제적으로 표준화 된 용기와 기준 마련
  • 포괄적, 협력적 접근
  • 재사용 대한 사회적 인식
  • 재사용 허브 (수거, 세척 등)

1. 재사용의 정의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개인적 실천은 최소한의 인프라와 몇몇 시민들만으로도 지금 당장 시행 가능합니다. 하지만 규모를 키우고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시설 투자, 일회용품 규제, 용기 표준화 등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통한 일회용품 규제는 재사용 시스템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재사용은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정의됩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정의하는 재사용이란 개인이 집에서 물을 끓여 텀블러에 담아 마시거나,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가 리필하는 ‘용기내’ 캠페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재사용 시스템은 소비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체계적이고 자동적인 용기 반납과 재사용을 뜻합니다. 또한 충분히 여러 번 재사용되어 전체 제품 생애주기(LCA)상 일회용품보다 낮은 환경 부담을 남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1-1. 제로웨이스트 숍이 재사용하는 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제로웨이스트 가게나 리필스테이션은 이 보고서에서 뜻하는 재사용 시스템이 아닙니다. 제로웨이스트 가게의 경우 ‘가게에서 진행하는 리필’로 시스템적인 재사용과는 다른 종류입니다. 물론 모두 포장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서 바람직합니다.

리필 refill재사용 reuse
소유 소비자 / 혹은 소매점(가게) 대여재사용 시스템 업체 혹은 제품 생산업체
내용소비자가 직접 리필하거나 용기 마련소비자는 용기 반납만, 시스템 상 수거, 회수, 세척, 재사용 용 시행
재고가게나 가정에서 직접 리필제조자(생산자)가 충진 replenishment

2. 재사용 사례 연구

제품 생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2019년 한해만 해도 850 메가톤의 온실가스가 플라스틱 생산에서 발생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이미 나와 있는 재사용 시스템을 도입하면 2040년까지 약 80%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2%까지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재사용 시스템 상의 운송과 세척에 드는 에너지를 고려해 계산한 결과입니다.

2-1. 재사용 시스템의 효과

  • 일회용품 생산과 자원 사용 감소로 환경 오염, 물 오염, 온실가스 배출 저감
  • 플라스틱 제조 공장 노동자와 근처 지역민의 건강 피해 예방 (원료 정제 공장, 플라스틱 원료 제조 공장에서 5킬로 이내에 거주하는 경우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30% 증가함)
  • 재사용 포장은 일회용 포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80%까지 줄일 수 있음
  • 쓰레기 처리 시설의 설비 용량을 증가시킴으로서 간접적으로 불법 쓰레기 처리 관행을 줄일 수 있음, 불법 쓰레기 처리에는 열린 공간에서 불에 태우는(open burning) 행위가 있는데, 이때 배출되는 블랙카본은 이산화탄소보다 5,00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이며 심각한 건강 피해를 낳는 유해물질임
  • 물 사용량 감소: 500개의 일회용 컵 생산에 370 갤런의 물 사용 = 한 개의 도자기 컵을 500번 세척하는데 53 갤런의 물 사용

2-2. 사용 횟수와 환경 영향 상쇄 효과

재사용 컵 소재다회용품 사용에 따른 환경 영향을 상쇄하는 일회용품 사용 횟수
도자기10~70회 사용시 종이컵보다 환경 영향 감소
유리– 36회 사용시 종이컵보다 환경 영향 감소
– 3회 사용시 0.5리터 페트병보다 환경 영향 감소
– 25회 사용시 2리터 페트병보다 환경 영향 감소
재사용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
– 10회 사용시 일회용 폴리프로필렌 컵보다 환경 영향 감소
– 20회 사용시 종이컵보다 환경 영향 감소
스텐– 35회 사용시 종이컵 또는 폴리프로필렌 컵보다 환경 영향 감소

현재 플라스틱 오염 해결책으로 재활용이나 쓰레기 처리를 강조합니다. 혹은 플라스틱 대신 종이나 생분해 플라스틱 등 다른 소재로 바꾸자고 합니다. 이는 해답이 아닙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에도 화석연료에가 사용되며, 단일 농산물 재배시 생태계 다양성 파괴와 토양오염이 우려됩니다.

알루미늄이나 종이 등도 환경에 부담이 되는데요. 알루미늄 생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어마무시 합니다. 알루미늄은 재활용률이 높지만, 질 낮은 재활용이 되면서 음료수 캔은 여전히 새 알루미늄을 사용합니다. 종이 생산을 위해 원시림이 밀리는 사실은 말해야 입만 아프죠.

플라스틱의 질과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재활용하는 만능 키처럼 보이는 화학적 재활용도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높습니다. 쪼개서 녹이는 물리적 재활용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높고,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도 문제입니다.

결국 지금처럼 많은 일회용품을 쓰고 버리면서 바이오 플라스틱이니 화학적 재활용을 내세우면, 재사용 시스템은 구축할 수 없게 됩니다.

3. 재사용 시스템으로의 전환

재사용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최소한의 인프라 시설 마련과 투자, 그리고 소비자 인식에 달려 있습니다. 재사용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환을 위한 보증금이나 수수료, 혹은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3-1. 음료 컵 재사용 사례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는 스타벅스가 재사용 컵을 도입했습니다. 사용 후 반납 시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독일에서는 한 회사가 표준화된 용기에 미네랄 워터 (생수)를 리필해 판매합니다. Genossenschaft Deutscher Brunnen(GDB)

3-2. 배달용기 재사용

영국의 재사용 음식 배달 서비스 https://dabbadrop.co.uk/

샌프란시스코의 플랜티드테이블 https://sendbottles.com/PlantedTable

3-3. 이커머스 E-Commerce

재사용 택배박스를 도입한 독일과 핀란드 택배 시스템으로 우체통으로 언제든 반납할 수 있습니다. https://www.repa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