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람입니다:)
4월에 지치지 않는 쓰레기 토크쇼를 펼쳐주신 폭주 기관차🚂, 아니 홍수열 박사님과 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무사 귀국하신 박정음 팀장님(a.k.a. 폭주 기관차 브레이크)이 다시 뭉친 5월 월간쓰레기! 🤭
이번 달의 게스트는 잇그린(리턴잇)의 김선 대표님입니다.
일회용품이 가득한 배달 업계에 푸릇푸릇 은색 스텐 다회용기로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분이시죠🩶
이번 달도 역시 쓰레기 이야기로 다채로운 월간쓰레기!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잇그린(리턴잇)
소개
배달 플랫폼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구장이나 오피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잇그린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일회용기를 다회용으로 바꾸고 있어요. 다회용기로 바꾼다고 하면, 일회용기랑 비슷한 다회용기를 공급, 버리지 않고 모아 깨끗하게 씻어서 다시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요. 사실 그 안에는 굉장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다회용기도 목적에 맞게 적절히 개발되어야 하고, 플랫폼 연결, 물류 및 세척 등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전 과정 서비스(엔드 투 엔드)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러한 과정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온실 가스 저감이 가능해요. 이 과정을 모니터링해 탄소배출권 전환까지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발적 탄소 시장에 배달 플랫폼을 통한 다회용기 사업을 등록하기 위해 방법론 검토까지 완료, 사업 등록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잇그릿은 2020년 11월에 설립해 꾸준히 성장하며 지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B2B 서비스를 시작, 아이디어를 가지고 롯데벤처스를 첫 투자사로 유치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롯데택배, 롯데홈쇼핑 등 다양한 영역까지 함께 진행을 하게 되었어요. 잇그린을 설립한 지 1년 만에 요기요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요기요와 서울시의 지원으로 서울시 강남구의 20개 식당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거죠. 현재는 서울 15개 구, 수원, 인천, 화성, 용인 등 23개 자치구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정음 팀장님 : 첫 지역이 강남이었던 이유가 있나요?)
첫 지역이 강남이었던 이유는 강남이 배달의 메카이기 때문이에요…! 압도적인 강남의 배달 시장으로 인해 강남에서 먼저 시작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조금 더 수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
(김선 대표님은) 기후변화 부분에서 컨설팅을 오래 했고, 첫 직장은 국회 기후변화 특위 위원장실에서 근무했고, 이후에는 에코 프런티어라는 환경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국제기구에서 기후변화 정책 컨설팅을 주로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폐기물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고 인류가 살아가는 데 있어 폐기물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값싸게, 쉽게 처리하던 소각·매립은 기한을 다해가고 이 부분에 있어 대체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다회용기 배달 시장에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코로나 시대에 창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배달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일회용품 쓰레기도 정말 많이 늘어났죠. 그래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홍소장님 : 트래쉬 버스터즈 같은 경우에는 축제의 다회용품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기에 코로나 때문에 다회용기 사업 자체가 위축되었던 위기였는데, 전망이 어두웠을 때 다회용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잖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배달 시장에서의 다회용기 전환이 목적이었고, 당시 배달 시장의 성장률은 굉장히 높아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오히려 좋은 시장(기회)라고 봤어요.
창업 배경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지만, 해결방법은 제한되어 있죠. 폐기물 발생량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매립지 또는 소각장은 부족한 거죠. 정부에는 탈플라스틱 정책도 내고 있으니 시장 기회가 더 있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정책의 방향이 잇그린이 지향하는 바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거 같아요. 처음에 사업을 시작하던 2020년 당시에는 ‘다회용기’라는 단어가 보고서 등에 아예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점점 다회용기라는 단어가 정책 보고서 등에 등장하기 시작하고, 공약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는 등 정책에 많이 반영되고 있는 걸 보면서 다회용기가 의무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받았어요. 작년 3월에 환경부에서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했어요. 개정안 내용을 보면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다회용기 또는 일회용기 중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원래 법안은 시장 흐름에 비해 늦게 움직이는 편인데 해당 사안의 경우 시장의 움직임 이전에 법안이 먼저 선포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택 옵션 의무화 법안은 나왔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하는 등 아직도 완전히 지키지 않는 배달앱 존재함…💢) 그런데 표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요. 작년 9월쯤에 환경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긴 했는데 그 가이드라인에서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UI, UX적으로 편리하게 접근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은 제외되어 있었어요. (배달앱들의 UI, UX가 전부 다르다 보니 통일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여요.)
(홍소장님 : NGO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들은 배달앱의 역할과 의무가 너무 미진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선택 옵션을 이용자들에게 더 많이 부각해야죠. 상시적으로 불가하다면 특정 기간에라도, 혹은 특정 요일에라도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식당들이 잘 되게끔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정책에서도 배달앱에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거죠. 김선 대표님은 상당히 진보적인 상황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왜 저거밖에 못하냐!’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
이러한 논의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INC-5이나 EU 등에서 일회용기 저감 정책은 유통이나 소비자 단계에서 사용을 금지, 생산 책임을 강화해서 비용을 더 부과하거나 , 캐나다나 뉴질랜드처럼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을 아예 금지시켰는데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죠.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보면 일회용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이제는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해야 하는 정책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잇그린은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다회용기를 사용해서 더 많은 탄소배출이 되지 않을지(세척이나 물류 운송 등의 측면 고려) 말이죠.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는 것이 3R(Reducr, Reuse, Recycle)인데 기본적으로 리유즈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재사용을 하는 방식에 있어 3R을 모두 접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송 과정에서 물류를 하차 후 다 사용한 용기를 상차해 돌아오는 등의 탄소배출을 줄이거나 용기 제작 시 소재를 단일화시켜 폐기 후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회용기 사업
다회용기 서비스는 배달앱을 통해 제공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대량 도시락을 주문할 때도 이용 가능합니다. 야구장, 축제 등의 공간에서도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큰 회사의 경우 내부 식당이나 업체를 통해 도시락을 많이 만들어내요. 코로나를 겪었기도 하고, 요즘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열 개 건물의 사무실을 각 부서별로 사용하는 등 예전처럼 구내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도시락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이럴 때 다회용기를 이용해 대량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는 거죠.
- 홍소장님 : 각종 모임이나 회의에서 다회용기 도시락을 이용하고 싶네요. 그런데 이게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알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아직 있는 거 같아요. 대학교 환경 강의를 갔는데 전부 일회용기에 도시락을 먹고 있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대체해서 이미 있는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개인이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단체에 먼저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Jeje : 리턴잇 홈페이지와 sns에 명단과 단체 주문 방식 알려주셔도 좋을 거 같아여 ㅎㅎ
- 홍소장님 : 잇그린의 다회용기는 스테인리스 용기죠. 이 부분도 중요한 거 같아요. 미세 플라스틱 관련 캠페인을 할 때 딜레마가 생기거든요. 다회용기로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스테인리스가 가장 좋죠. 야구장이 플라스틱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김선 대표님 : 야구장 내 유리, 스테인리스가 반입 금지거든요. 다칠 위험이 있어서요.ㅎㅎ)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하는 법
처음에 배달 시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생각했던 게 ‘다회용기 사용이 일회용기 사용보다 더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였어요. 그래서 별도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에 시장에 있는 점유율이 가장 높은 배달앱과 제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배달앱 내 ‘다회용기 제휴 식당 모아보기’를 통해 주문 시 다회용기 배달에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점 사장님은 일회용기 보내듯이 다회용기에 포장해서 손님한테 보내면 끝인 거죠. 중개 플랫폼을 통해서 다회용기 주문 정보를 리턴잇에게 넘겨주고, 소비자들은 다회용기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하면 두 가지 정보를 매칭해 회수 파트너들이 수거, 거점에 두면 최종적으로 세척 센터로 입고되는 방식입니다. 음식점은 일회용기를 발주하는 것처럼 다회용기를 리턴잇에 주기적으로 발주하고, 리턴잇은 깨끗하게 세척된 다회용기를 음식점으로 배송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리턴잇이 처음에는 서울시 강남구 1곳에서 시작했지만, 현재 전국 24개 자치구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배달 시장에서의 다회용기 사업은 리턴잇 한 곳뿐입니다. 나중에 다채로운 업체들이 들어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시장이 안정화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배민과 쿠팡잇츠는 ‘다회용기’를 검색하면 주문 가능한 가게들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기요의 경우 다회용기 전용 카테고리가 메인 화면에 있습니다. 처음 배달앱에 접근할 때 ‘편리하게 친환경 실천까지 하자’를 생각했어요.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사람들만으로는 부족하니 친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하려면 편리함이 중요하겠더라고요. (초기에는 친환경 실천자들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용수가 많았음)
현재 음식물 쓰레기까지 리턴잇이 처리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환경 단체에서도 논란이 있었어요. ‘자기가 배출한 쓰레기는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부분인데, 이게 충돌된 거죠. 물론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닌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까지 다회용기를 이용하게끔 유도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측면이 있었어요. (홍소장님 : 대학교 자체가 일회용품 반입 금지 구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대학교가 도시락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엉망이 되어 가고 있거든요.) 맞아요, 사실 저희가 생각했던 부분도 1인 가구 등 음식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것보다 리턴잇이 잘 처리하는 게 더 친환경적이지 않을까 했던 거예요. 물론 계속해서 고민이 되는 포인트이긴 합니다. ㅎㅎ
편리함을 내세웠더니 (배달 시장에서는 아직 훨씬 미미한 주문수이지만) 작년에 비해 400% 이상 주문수가 증가했습니다. 재이용 고객도 2022년 21%, 2023년 33%, 2024년 39%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것보다 배달앱에서 노출시켜 주는 것이 훨씬 파격적인 효과가 있지만…🥲 (배달앱들은 다회용기 배달을 당장 적극 홍보하라!!)
다회용기 전용 가방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반납 신청할 수 있어요. 음식물이 담겨 있어도 괜찮고요, 뚜껑 잘 닫아 가방을 문 앞에 내놓으면 수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규격의 다회용기를 표준화하고, 음식점들의 니즈에 맞는 용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다회용기도 있어요. 축제, 야구장 등에서 서비스 중이고요. 플라스틱 다회용기의 경우 민트색인데요, 무색으로 다회용기를 만들면 일회용기와 구분이 잘 안 가서 많이 분실되고 회수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사례가 많더라고요.
잇그린의 IT 시스템
주요 배달앱과의 제휴로 실시간 주문 데이터 관리, 포괄적 연계 시스템을 통해 온실가스 저감 모니터링 및 탄소배출권 확보까지 가능한 IT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은 오랜 기간 누적된 데이터를 충분히 모니터링할 수 있을 때 탄소배출권이 확보되는 거예요. 잇그린은 이걸 시스템으로 하고 있으니 탄소배출권 확보가 크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유권 문제로 B2B에는 탄소배출권을 안 하고 있음. 배달앱 통한 B2C 영역에서만 하고 있음.)
(댓글)
Jeje : 비용 부담 구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1,000원 지불,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업체에서 주문량에 따라 단가를 책정하는 방식을 생각했어요. 지금은 지자체 지원으로 소비자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탄소중립포인트 1,000원 적립까지 가능,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이용자에게 1,000원 추가 지급.) 음식점주의 경우 정부 지원으로 일회용품 구입비용 수준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홍소장님 : 이게 적극적으로 홍보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음식점주들에게 ‘다회용기 사용이 매출에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 수 있는 포인트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점주들은 다회용기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고, 추후 다회용기 사용에 비용을 더 부담해서라도 안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죠. 여기서 또다시 배달앱들의 홍보 미흡이 보인다는 겁니다. 다회용기 이용 고객을 파악할 수 있으니 가장 많이 다회용기 배달을 이용한 고객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을 열 수도 있는 거잖아요.
리턴잇 인스타그램에서 배달 쿠폰 이벤트 많이 하고 있으니 많.관.부ㅎㅎ
에코스프링 eco.spring : 안 본 사이 서울에 많이 늘었네요^^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밀도있게 가는것도 함께 갔으면 합니다. 시작한 서비스 참여업체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관리에 신경써주시면 좋겠어요.
현재 약 2,500곳의 가게와 제휴하고 있어요. 가게 수가 늘어나서 하나하나 관리하기 어려운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가게의 사람들이 자주 바뀐다는 점이에요. 사장님은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 주문을 처리하다 보면 실수로 일회용기로 배달하기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작년부터 ‘리턴잇 어워즈’를 시작해 주문수가 많거나 홍보를 많이 한 업체를 대상으로 상품, 경품을 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 홍소장님 : 일단 두 가지 트랙으로 봐야 합니다. B2C의 경우 배달앱이 너무 수동적으로,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배달앱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는 입법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B2C는 다회용 사업에 있어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경제적인 부분도 있으니. B2B와 양쪽에서 받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2B를 강화시킬 수 있는 전략들이 필요할 것 같고, 환경부나 서울시도 이 부분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해당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거나 일정 면적 이상은 일회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 강화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5개 이상의) 단체 도시락은 다회용기로만 주문을 하는 방식이 다회용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겠네요.
주원태 : 다회용기의 세척에 물이 많이 사용될 것 같은데, 물도 아끼고 수질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을까요?
리턴잇에서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아직 적용하지는 못했지만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독일은 다회용기 사업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홍소장님 말씀처럼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어요. 80m2 이상의 가게 등에서는 무조건 일회용품과 다회용품 중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어요. (레스토랑, 카페 등) 베를린은 2만 개가 넘는 가게들이 다회용기를 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회용기 사용량이 많은 경우에는 세척량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에 따라 기술 수준도 많이 올라가요. 거품을 이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세척 단계 중 헹굼 시 사용했던 물을 재사용하는 등의 물 절약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회용 컵 세척에 대한 질답을 담은 영상을 공유드립니다!😆*
미션과 비전
환경 단체처럼 NGO 활동은 못하지만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를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선택했을 뿐인데, 환경에도 도움이 되더라’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리턴잇의 미션입니다.
어쨌든 잇그린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달성하는 과정들을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3R에 기반해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비전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 정리 한 번 하고 마무리할게요!
- 회사명 : 잇그린
-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명 : 리턴잇
- 야구장 다회용기 서비스명 : 플레잇
리턴잇이 더 궁금하다면? 홈페이지로 모십니다…⚡️
플라스틱 국제 협약
협약안
지금 진행되는 회의는 ‘협약안’을 만들고 있는 정부간협상위원회입니다. 협약에 해당되는 국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입장을 밝히고, 협약안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협상하는 회의죠. 총 5번의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진행되고, 지난 4월에 캐나다 오타와에서 진행된 것이 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였습니다.
각국 대표단들이 하고 있는 일은 협약안을 만드는 일입니다.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이 어떨게 짜일지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기에 ‘괄호’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단어 하나를 기재하더라도, ‘당사국들’이라고 표현할지 ‘각국들’이라고 표현할지에 대한 협상이에요. 구체적인 단어들을 협상하는 데 있어 각국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나오면 괄호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괄호에 추가적인 내용이 붙게 되고, 선택지도 추가되다 보니 지난 3번의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거치면서 31장이었던 초안이 수많은 괄호와 옵션들이 추가되어 69장까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초안 내용 2배가 늘어난 상태에서 4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시작된 거죠.
협상 과정
2번의 회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4차 정부간협상위원회의 목적은 ‘협약문의 간소화’였습니다. 지난 3번의 회의에서는 논의를 지연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처럼 발언하며 발언권을 놓지 않고 계속 방해했던 흐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금번 회의에서는 그런 흐름들이 사그라들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 소그룹 1-1 : 협약에 대한 서문, 목적 등 어떤 협약이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
- 소그룸 1-2 : 구체적으로 협약안에 담기는 내용
- 소그룹 1-3 : 플라스틱 폐기물의 관리 차원, 재활용, EPR에 대한 내용
협상 결과 요약
괄호가 무려 3,686개입니다. 올해 11월에 다가오는 부산에서의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에서 이 많은 괄호를 0개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있어 피지 대표단이 플래너리에서 마지막으로 발언한 내용이 “부산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해야 한다. 플라스틱에서 벗어나기(Break free freom plastic)와 괄호에서 벗어나기(Break free from bracket)가 필요하다.”입니다. 이 발언이 끝나자마자 많은 국가 대표들이 박수를 보냈다는 후일담이…😅 마지막 남은 부산에서 진행될 회의에서 괄호를 얼마나 잘 정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나라별로 입장이 나뉘었다면, 지금은 비슷한 의견을 가진 그룹들이 명확히 구분되기 시작했어요. Like-Minded-Countries Group(LMCG,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중국, 인도 등)이 주로 같은 입장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업스트림을 배제한 협약 범위 등을 제시하고 있어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플라스틱의 전주기를 대상으로 협약문을 작성하고 있지만, 해당 그룹은 플라스틱의 폐기물 관리 차원에서만 이야기를 하자고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협약문을 완성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합의하기 쉬운 재활용, 폐기물 관리 등에 대한 논의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이견이 많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에 대한 내용들은 미뤄진 상태입니다.
INC-5은 부산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은 상황입니다. 마지막 개최국이라는 점과 우호국 소속 나라이면서, 한국이 어떤 입장을 내세우냐에 따라서 이번 협약에 있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마지막 회의가 잘 마무리되어야 하니 조용히 묻어가자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게 우리 시민들이 ‘마지막 회의 국가이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라고 요구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 홍소장님 :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과연 5차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요? 마무리 못 할 거 같은데요. 🤔 1차 플라스틱 폴리머는 회기 간 작업에서도 빠져버렸고… 5차에 극적인 타협을 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겠고요.
많이 어려워 보이기는 하죠. 그렇지만 4차 회의에서 ‘5차 회의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라는 나라별 입장이 있었다고 해요. 조금 부정적인 예측을 해보자면, 협약안이 완성되더라도 1차 플라스틱 폴리머에 대해 굉장히 완화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 홍소장님 : 만약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협약을 체결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찬성하지 않는 국가(산유국)들은 협약에 참여하지 않게 되겠죠. 중국, 인도 등의 산유국들이 협약에서 빠져버리면 플라스틱 국제 협약 자체의 의미가 완전히 반으로 퇴색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다수결로 밀어붙여서 협약문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어려울 것입니다. 다수결로 간다는 것은 반대하고 있는 그룹들을 어떻게든 설득시켜서 서명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들이 다운스트리밍(폐기물 관리)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으니 5차에서 조율하며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스트리밍에 대한 이견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겠죠.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들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가 핵심 국가 이익이기 때문에 그 나라들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산유국들 입장에서는 플라스틱 국제 협약을 파투내면 파투냈지 물러설지 않을 정도로 완강할 거란 말이죠. 이렇게 완강한 의견을 내세우는 국가들을 설득시킬 만큼 강력한 국가가 있느냐는 거예요. NGO 입장에서는 ‘1차 폴리머의 생산 감축이 당연하다, 핵심이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국제 관계에서는 그 이야기가 실제로는 교착 상태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부산에서 진행될 협약에 힘을 싣고, 협약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들이 필요해 보여요. INC-5 이전에 한국에서 많은 국제회의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조용히 부산 INC-5를 진행하고자 하는 생각이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시민들이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관심 많은데? 한국이 더 앞장서서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어떻게든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나다의 회의가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던 부분 중 하나가 플라스틱 액션존에서 NGO들이 플라스틱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행사 공간을 지원해 주었다는 겁니다. 부산에서도 이러한 공간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플라스틱에 관심도가 높은 정부 관계자들과 국제 NGO가 굉장히 많이 모이고, INC-4에 참여했던 인원의 약 2배의 인원이 부산에 올 것으로 예상되어요. 부산 호텔에서 머무르게 될 테니 호텔의 일회용품을 모두 없앤다든지, 캐나다에서는 종이 포장된 샌드위치를 제공했지만 우리나라는 다회용기를 사용해 일회용 포장재 없이 음식을 먹는다든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부산에서도 시행한다든지 우리나라가 기존에 잘해오던 정책들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 환경 정책이 확대되어야 하고, 플라스틱 문제에 있어 생산 및 감축 등 다양한 지점에 굉장히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요.
- 홍소장님 :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아니라 다회용 컵 시범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요. 행사장 주변 카페들을 싹 모아서 보여주기식이더라도 회의가 진행될 한 달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환경부, 부산시 보고 있나🧐?!)
(댓글)
소우주 :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에 소우주001과 002가 공급됩니다.
(댓글)
소우주 : 소장님. 궁금한게 있어요. 왜 페루는 탈플라스틱에 적극적인가요? 거기도 나름 산유국인데 말입니다. 그냥 착한 나라인가요? 리더가 훌륭한가요?
페루는 산유국이긴 하지만 플라스틱을 만드는 나라는 아니긴 합니다만, 왜 그런 건지…😅 다음 월간쓰레기에서 그 이유를 알아내 알려드리겠습니다. ㅎㅎ
참고
[오마이뉴스 박정음] 국제 플라스틱 협약, 이란이 빌런으로 선정된 이유는? | https://omn.kr/28h5j
부산으로 가는 다리(a.k.a 부산대교) 선언 페이지 | https://www.bridgetobusan.com
[BFFPX플뿌리연대] INC4 기간 동안 매일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하시다면 | https://readmore.do/4YM1
‘쓰레기 대란’ 대비… 산업폐기물 소각장, 생활폐기물도 처리
조선일보 단독으로 나왔던 기사인데요, 쓰레기 대란에 대비해 산업폐기물 소각장, 생활폐기물도 처리한다는 내용입니다. 기사를 그러려니 읽을 수도 있지만, 기사를 읽다 보면 이상한 게 보입니다. 기사의 첫 문단에 적힌 주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내용을 보면 환경부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환경부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는 거죠. 환경부가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압박하는 기사인지, 앞으로 환경부가 이렇게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사인지 명확한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오해의 여지가 다분한 기사가 나왔는데도 환경부는 왜 해명이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생활폐기물이 산업폐기물 소각장으로 가는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수도권 지역의 경우 빠르면 2026년, 조금 늦으면 2027년부터는 생활폐기물의 매립이 금지됩니다. 그전에 소각장을 지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직매립 금지 기간에 유예를 더 주어야 하는데 그럼 수도권매립지의 포화 상태가 더 빨라지겠죠. (이 문제를 막으면, 저 문제가 심각해지는 초유의 사태😢) 결국 민간 시설에 의존하는 구조로 가는 것에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조용히 처리하면 될 문제예요. 지자체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 지자체별로 선택할 사항입니다. 떠들썩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문제를 왜 기사까지 내면서 알리는 것일까요? 득 보다 실이 더 많아 보이는데 여기에서 환경부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렇게 기사가 나면 양쪽에서 민원이 들어올 겁니다. 타 지역에서 종량제봉투가 들어온다는 게 공식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장폐기물 소각장 주변에 있는 주민들이 지자체를 대상으로 반발하게 되겠죠. (민간 업체들에게 이야기해도 잘 안 들어주니 지자체를 타격) 소각장을 짓지 못한다고 전제했을 때 여러 옵션들을 두고 조용히 처리하면 될 문제였다는 거죠. 기사에 [환경부 관계자는 “공공 소각장 확충을 최우선으로 하되, 사정이 여의치 않는 지자체는 민간 소각 등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공공 소각장을 우선시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은 소각장 민원을 제기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소각장을 반대하면서 말하는 ‘민간 소각장을 활용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라는 주장이 더 강화하는 겁니다. 그럼 공공 소각장 반대의 목소리가 더 높아집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한다면 공공 소각장 확충에 더 방해를 받을 것이란 말이죠. 그러니 이 기사처럼 공론화시키는 게 오히려 생활폐기물의 민간 소각장 반입, 공공 소각장 확충 등 모든 것들을 엉키게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환경부의 입장이 더욱 의문스럽습니다. 또한 민간소각장에 맡기겠다는 것은 임시방편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임시방편이 아니라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2018년에 폐비닐 대란 사태가 일어났을 때 우리의 교훈은 ‘유가성이 떨어지는 쓰레기, 아파트 쓰레기를 100% 민간에 의존하면 시장 변동에 따라 쓰레기 처리가 매우 불안정해진다’는 것이었죠. 아파트의 재활용 관리, 특히 유가성이 떨어지는 폐비닐의 경우 공공 관리 체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이게 다시 뒤집히는 모양새입니다. 기우일 수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소각장의 용량이 남아서 소각 단가가 떨어져 소각장의 경영 상태가 안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생활폐기물을 민간 소각장을 활용해 처리하자는 말이 나오게 된 겁니다. 그러나 이게 공공 인프라 확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고착화된다면 추후 시장 변동에 따라 쓰레기 대란이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전체적인 쓰레기 관리 체계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잘못하면 엉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