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람입니다:)
한 달의 마지막 수요일을 장식하는 월간 쓰레기!
오늘은 Reloop의 손세라 연구원 님과 이너보틀의 오세일 대표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PPWR 합의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분리배출하기 어려운 화장품 공병의 대안이 되어줄 이너보틀이 무엇인지 소개해 드릴게요😇
오늘의 게스트를 소개합니다🥳
- 손세라 Reloop 연구원
Reloop은 유럽 전체의 수도인 벨기에에 본사를 두고 유럽 연합 및 OECD와 같은 국제 기구, 기업 등의 자원순환(특히 포장재) 정책 관련 연구 및 자문을 제공하는 비영리 회사입니다. 오늘 다룰 포장재 및 포장 폐기물 규정 제정 과정에서 Reloop은 개별 회원국의 대표, 유럽 의회의 대표적인 정책 인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컨설팅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2개의 연대체를 만들어 강력한 조약이 합의되도록 압력을 넣었는데요, 결과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ㅎㅎ
-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
환경 관련 문제가 ‘나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삶과 밀접한 이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환경 관련된 좋은 정책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 정책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배출되는 쓰레기 중 다량 발생하고 있는 패키징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제로 웨이스트에 가깝게 갈 수 있을지, 어떻게 소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소비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너보틀은 최대한 내용물을 끝까지 사용하고, 이미 만들어진 포장재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EU 포장재 및 포장 폐기물 규정 (PPWR) 합의안
EU에는 현재 27개국, 약 5억 명의 인구가 있는데요 아픙로 1.5억 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PPWR의 영향을 받는 건 6.5억 명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에서 법률의 초안을 발표하면 EU 국민들이 뽑은 EU 의회에서 법률을 심사하고, 통과될 경우 EU의 각 국가의 대표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법률이 통과되는 절차로 진행됩니다. 전에는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의 권한이 좀 더 절대적이었으나 지금은 의회 역시 이사회와 같이 법안에 대한 공동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가 추진하려고 해도 의회가 반대한다면 통과가 어렵습니다.
PPWR의 경우 3월 15일에 의회와 이사회 모두 사인을 완료, 11월에 있을 최종 합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합의안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1. ‘경제 주체’에 새로운 책임과 목표 요구
보통 ‘생산자 책임’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는데 생산자 책임이 아니라 ‘경제 주체’에 새로운 책임과 목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경제 주체는 제조 업체, 공급 업체, 수입 업체, 유통 업체, 최종 유통 업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 포장 폐기물 감축 목표
2018년 대비 2030년 5%, 2035년 10%, 2040년 15%로 포장 폐기물 감축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감축 목표가 설정되었다는 것도 이번 PPWR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3. 플라스틱 음료수병과 캔에 보증금 반환 제도 도입 의무
원래 지침에 있었던 목표입니다만, 2029년까지 플라스틱 음료수 병과 캔의 재활용 목표를 90%로 설정했습니다. 회수율 90%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보증금을 도입해서 반환하게 하는 방법만이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디렉티브가 아닌 레귤레이션이 되면서 그 방법까지도 지정해야 하니 보증금을 도입해야 된다는 문항까지 넣으려고 했습니다. EU의 27개국 중 15개국이 보증금 반환 제도를 운영하여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 생각했으나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느데요, 바로 프랑스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재사용 목표 등 EU가 정한 최소 목표를 훨씬 앞서나가는 야심찬 전략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에 재사용 부문에서 프랑스에 많은 칭찬을 보내고 있지만, 보증금제의 의무화에 대해서는 반기를 들고 나선 것입니다. 프랑스의 반기에 ‘보증금제 없이도 2026년까지 회수율 80% 달성 시 보증금제 의무화 면제 가능’이라는 조건을 달았고, ‘2029년까지 3년 동안 한 번도 회수율 90%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증금제 의무화 면제를 철회’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보통 회수율이 90% 넘어가는 국가들은 보증금제를 도입한 국가들입니다. EPR를 설정하고 있는 국가들은 높아봐야 80% 정도 나옵니다. 따라서 90%로 설정했다는 것은 보증금제를 도입하라는 의미였는데, 프랑스가 EPR로 90%를 넘기겠다고 말한 것이죠.
4. 모든 포장재가 재활용 가능해야
2030년, 2035년가지 재활용 불가능한 포장재 퇴출! 2030년까지 재활용될 수 있는 재질과 구조로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해당 제품을 출시해야 함), 2035년부터 실제로 수거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활용성 세부적인 규정이 감명 깊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사용 저감 목표만 있어서 커피박 등을 섞은 포장재 등을 만들어내면 생산할 때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저감될지 몰라도 재활용성 순환성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데 EU에서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과 호환이 되는지 확인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 시에도 재활용이 용이하지 않은 제품은 퇴출됩니다.
5. 2030년까지 PFAS 포장재에 사용 금지
2030년에 퇴출되는 항목도 있는데요, 바로 PFAS(과불화알킬, 폴리플루오로알킬)이 포장재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이 물질은 표면에 광택을 내거나 방수, 방진 역할을 하는 코팅제입니다. (이슈가 되었던 국내 생산 종이빨대, 종이컵의 경우에는 PFAS가 없습니다만, 수입한 제품의 경우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6. 최소 재생원료 함량 목표
목표치는 나와있지만 2040년이 되기 3년 전에 사유서를 제출해 피할 수 있는 장들이 있는 상태이긴 합니다. 2019년에 통과된 1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디렉티브에서 10개의 1회용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시켰는데요, 디렉티브는 2025년부터 음료 페트병에 대해 재생원료 25%를 사용해야 하며, 2030년부터는 30%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했죠. 그리고 PPWR을 통해 음료 페트병을 포함한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 재생원료 사용 의무가 적용되게 되는 것입니다.
7. 금지된 포장
- HORECA(호텔, 레스토랑, 카페)에서 과일 및 채소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의 소형 병
- 짐 포장을 위한 랩 필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
- 폴리스티렌(PS) 포장; 식품 용기, 음료수 병, 뚜껑, 컵, 덮개
- 모든 기타 플라스틱 운송 완충재
- 멀티팩 플라스틱 고리
8. 바이오 기반 생분해 플라스틱
유럽은 원래 ‘옥소’라고 하는 산화분해 플라스틱은 금지를 해왔습니다. 그동안 바이오 생분해 플라스틱을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으나 이번부터 인정해 주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대신 검증 절차를 아주 까다롭게 할 예정입니다. 실제 분해되는 것이 검증되어야만 인정되며, 상세 요구 사항 및 기술 사양을 규정하는 표준 제정을 착수할 것입니다.
9. 번들, 운송 및 전자 상거래 포장에서 최대 ‘빈 공간’ 비율을 50%로 제한
보관을 위한 대규모 포장 혹은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묶음 포장한 것을 번들 포장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빈 공간 비율을 50%로 제한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장 공간 비율이라고 함)
10. 재사용 대상
가장 먼저 면제는 1톤 미만의 생산자 또는 소기업이나 인구가 2,000명 미만, 인구 밀도가 km2 당 54명인 섬 등의 경우에 가능합니다. 플라스틱 디렉티브부터 가지고 있던 전체 포장재 재활용 목표가 있었습니다. (2025년까지 플라스틱 50%, 목재 25%, 철/금속 70%, 알루미늄 50%, 유리 70%. 2030년까지는 5%~10%씩 증가함.) 이 재활용 목표가 사실 높게 설정된 것이 아닙니다. 이미 달성되고 있는 수준인데요, 이 재활용 목표보다 5% 더 달성했을 경우 재사용 목표를 면제해주겠다고 한 것이 문제입니다. PPWR 성사를 위해 재사용이 상징적인 목표로만 전락해버리고 희생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후퇴에 후퇴를 반복….ㅜㅜ) 그렇지만 어쨌든 재사용을 독려하는 수준이 아닌 수치로써 목표가 제시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타임💬
고금숙
몇년 전 결과에 따르먼 종이 식품포장재 국내 제품의 경우 (외국의 경우 피자종이박스, 팝콘 봉지, 햄버거 종이 싸개 등에서 검출) PFAS 불검출로 나왔습니다.
주원태
질문 : 모든 기타 플라스틱 운송 완충재ㅡ에 뽁뽁이 같은 여러 가지 공기 충전 비닐도 포함이 될까요? 택배 시키면 넣지 말라고 해도 너무 많이 넣이서 마음도 불편하고 처리하기도 번거로워요.
구름맛비누
파레트위 랩 못쓰는거 이거는 화물업계에도 변화를 불러올것같네요 … 예전에 케미칼 대리점에서 일할때 큰 업체들은 랩을 필수로 요구했거든요 안감은차는 납품못함…
이너보틀
PPWR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실제 산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화장품 용기의 경우 PCR 30% 사용하는 것이 기준처럼 되어 있습니다. (로레알의 경우 모든 화장품 용기에 PCR 30%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음) 30%인 이유가 있어요. 30%가 넘어가면 플라스틱 물성 변화가 생겨 품질이 조악해진다고 합니다. 지금은 페트병의 분리배출도 잘 되고 있지 않으니 마지노선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30%인 거죠. 그런데 이것이 65%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기본적인 수거 시스템이나 처리 시스템이 전부 바뀐다는 전제가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개 및 이너보틀이 느끼는 문제점
이너보틀이 해결하고 싶은 건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입니다. 쓰레기들이 (특히 플라스틱) 땅에 묻히거나(매립) 태워진다는(소각) 것이죠. 사실 이너보틀을 처음 고민하게 되었던 계기는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남기는 게 너무 아깝다. 이게 버려지면 하천 오염이 될 텐데.’였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IT는 계속해서 편리하고 좋은 쪽으로 발전하려 합니다. 그러나 환경의 경우 재사용했던 과거에서 벗어난 상태라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펌프용기 사용 시 일반적으로 남는 잔여량이 20~26%입니다. 내용물의 잔량 때문에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또한 화장품 패키징의 재활용률이 정부 통계는 3%이지만, 실질적으로는 0%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패키징 재활용 문제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용기 안에 풍선을 넣어서 사용량에 따라 줄어드는 형태이고, 풍선이 작아지면서 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해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펌프 용기에 이너보틀 풍선을 끼우면 되는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화장품 용기에 비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양이 1/4정도로 적습니다.(소각 기준/재활용 시에는 더 적어짐) 홍소장님이 기술적인 재활용과 제도적 재활용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사실 기술적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무 등이 재활용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포장재 자체의 재활용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수거해서 처리할 것이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약손명가(에스테틱 업체)와 미팅을 가지고 이너보틀의 사용, 회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너보틀 8만 개를 사용하는 경우 연간 12톤의 이상화탄소 감축이 가능합니다. 약손명가의 지점들에서 사용하고 회수/반납이 용이하니 용기의 재사용 시스템까지 구축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홍소장님 : 치약도 이너보틀 사용이 되면 좋겠네요! 고물가 시대에 제로 웨이스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환경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죠. 빈 용기를 반납하면 500원의 포인트를 주는 형태로 운영해도 좋을 듯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매장에서의 화장품 판매 용이성 등에 대해서도 확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장품을 리필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 등 복잡한 절차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필 스테이션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너보틀을 사용한 화장품을 판매하고, 이를 다시 회수하면 리필 시장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패키징 시장이 보수적입니다. 다들 관심을 보이다가도 바꿀 거냐고 물어보면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지냐?’라고 물러서는 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친환경에 정말 진심인 업체가 아니면 쉽게 반응을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이너보틀이 5년 동안 버티고 있고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 많은 기업들에서 이너보틀을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
질문! 이너보틀도 어쨌든 1회용 아닌가요? 🤔
미국 같은 경우 화장품 용기가 얼마나 잘 분리되는지, 분리배출을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합니다. 이너보틀은 실리콘 재질, 고무 재질이 있는데요, 모두 쉽게 분리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분리한 소재를 갈아서 콘크리트, 아스팔트, 시멘트 등을 섞어 강화제로 사용할 수 있어요.(물리적 재활용) 실리콘의 경우 불순물이 함께 있어도 녹이면 실리콘 오일만 빠져나옵니다. 이너보틀의 실리콘이 단일 소재로 순도가 높다보니 좋은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이라는 태국 협력 업체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는 재사용, 내부 이너보틀은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홍소장님 : 식품계에서는 유리병 재사용이 활성화되고, 비식품계에서는 이너보틀 같은 모델이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재사용이 우리의 일상 소비 생활에서 소비 비용을 줄이면서도 환경을 살리는 하나의 좋은 대안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정음 팀장님 : 이너보틀을 보면서 신기했던 게, 펌프를 통해서 내용물이 토출되는데 이너보틀은 풍선이 줄어들면서 내용물이 나오다보니 보통 펌프 용기에 들어있는 기다란 튜브가 없이도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튜브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댓글 타임💬
Kim 김Eunyoung 은영
생협에서도 화장품을 파는데 점점 종류가 많아지고 있어요. 저는 생협에서 화장품을 사는데 이너보틀 용기로 바뀌면 용기회수하자고 할거예요. 생협 화장품 생산자들을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샴푸랑 린스도 이너보틀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은갱이
보통 펌프에 스프링이 들어가는데…이너보틀은 스프링이 없는 건가요?
고금숙
네네 스프링이 없더라고요. ㅎㅎ
한국 제지산업, 종이 재활용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 제지 업계의 연간 종이 제품 생산량을 보면 그래프 자체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 말은 큰 산업적인 변동이 없는 시장이라는 겁니다. (1,200만 톤 가량의 생산량이 지속) 그리고 최근에 훅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수출 그래프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쪽의 제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제품 수입을 대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내수 시장을 보면 2020년, 2021년에 확 올라갔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골판지 생산량, 즉 택배 포장재가 증가했기 때문에 내수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준 것입니다.
종류별로 보면 굉장히 큰 변화가 있습니다. 2009년에 4대 제품이 골판지, 인쇄 용지, 신문 용지, 백판지(과자 상자)로 파악됩니다. 업계에서는 종이(A4용지 등)와 판지(종이 박스, 백판지 등)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쇄 용지, 신문 용지 : 종이 / 골판지, 백판지 : 판지) 그래프를 보면 골판지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소비의 증가로 인한 골판지 포장재의 소비량이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2020년~2021년은 코로나 시기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던 시기여서 특수하게 소비량이 증가했음) 신문 용지, 인쇄 용지는 급격하게 줄어드는데요, 이 말은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종이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책 안 읽고, 스마트폰에 집중…) 백판지는 식품 산업의 영향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종이 제품의 사용량 중 수입의 비율을 보면, 위생 용지의 수입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즉, 수입산 화장지가 국내 시장 점유를 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유팩 재활용 시장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종이팩을 재활용해서 휴지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지금 경영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 멸균팩 재활용을 걱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다가 우유팩 재활용 시장이 먼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수입 종이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수출량이 훨씬 더 많죠. 국내 종이 제지 산업이라는 제조 업체의 기반이 아직까지는 튼튼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만, 흐름을 보면 수입량도 줄어들고 있고 우리나라의 종이 제품 수출은 조금 더 감소하고 있으며 종이 제품 종류별 수입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을 주의깊게 보아야 해요!)
종이 생산량 중 폐지의 사용량이 83%를 차지합니다. 국산 폐지를 연간 약 900만 톤 가량, 수입 폐지를 100만 톤 가량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 폐기물 통계를 보면 종이는 100만~200만 톤만 확인됩니다. 폐지는 배출자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폐지가 거래되는 양이 통계에 누락되어 있는 겁니다. 실제로 폐지가 우리나라 폐기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1,000만 톤의 폐지는 우리나라 연간 플라스틱 발생량인 1,000만 톤과 맞먹는 양입니다. 생활 쓰레기 1년 총 발생량은 2,300만 톤이고요. 공장이나 가정에서 분리배출되어 재활용하고 있는 폐지가 1년에 약 900만 톤인데 이것을 현재 국내 제지 산업이 흡수하고 있습니다. 제지 산업이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폐지가 당연히 재활용이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10년~20년이 지난 후에도 우리나라 제지 산업이 잘 버텨줄지는 미지수라는 겁니다.
2020년부터 수입 폐지 사용량은 줄어들었습니다. 수입 폐지 관련 신고제를 도입하면서 국가간 폐기물이 이동하는 법률에서 규제가 강화되며 수입하는 폐지의 양이 조금 줄어든 것입니다. 수출량은 소폭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제지사에서 종이를 압축해서 보내는 압축장이 고물상으로부터 매입하는 비용의 단가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보통 50원~200원까지의 변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가가 가장 심하게 떨어졌을 때(56원)가 중국에서 쓰레기 대란이 났던 2018년~2020년 사이입니다.
폐지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전체 재활용 시장의 교란 요인입니다. 아파트에서 재활용품을 매입하는 민간 사업자들은 폐지로부터 수익금을 얻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폐지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아파트에서 재활용품을 가져가는 업체의 수익이 낮아지는 것이니 돈이 안 되는 재활용품을 안 가져가려고 하겠죠. 그렇게 전체 재활용 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폐지 시장이 버텨주는 것이 우리나라의 재활용 체계 안정성을 지탱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900만 톤 가량의 국산 폐지를 우리나라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 중 700만 톤 가량이 골판지 제조사입니다. 골판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이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폐지를 흡수하는 것이죠. 골판지 시장이 불안정해진다면? 외국의 저가 골판지가 우리나라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우리니라 제조사들이 국내 폐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죠. 특히 국내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곳에서의 변화를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골판지를 수입하던 중국이 자체 생산 설비를 엄청나게 증가시키며 거의 자립을 한 상황입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저가 제품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기겠죠. 그렇게 될 경우 국내 제지 산업의 제조사로서 산업 경쟁력은 어떻게 유지할지, 국산 폐지가 들어간 종이 제품의 국내 수요를 어떻게 창출할지 산업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4월에 있을 4차 INC를 준비하는 포럼 라이브 영상😊
박정음 팀장님이 4월에 개최되는 INC 4차 회의에 직접 캐나다 오타와에 가실 예정이라 4월 월간쓰레기는 이원 생중계(?)로 진행될 수도 있고…ㅋㅋ 여건이 안 된다면 박정음 팀장님 없이! 홍소장님의 쓰레기 토크쇼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
3월 월간쓰레기 자료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pKoo2cOBKgTDaxO-0hgMTB1YSnRba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