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용기 90% 이상이 재활용 어려움에도 대책 없어
– 자발적협약으로 역회수 10%뿐, 전체 화장품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 안하기로 해
– 무책임한 환경부, 포장재 등급제도 2년 준비해도 실행 못하는 한계 드러내
– 재활용 어려움 표시 안하고 소비자 기만하는 화장품업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환경부는 2018년 재활용 폐기물 처리 대책, 2019년 1회용품 줄이기 대책, 2020년 자원 순환 대전환 정책을 발표하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들을 이행했고 일부 변화가 있었다. 생수, 음료수등의 유색 페트병 금지, 라벨 없는 페트병, PVC 재질 사용 금지 등이다. 그러나 용기의 90%가 재활용 되지 않아 재질 개선이 시급한 화장품 용기는 예외로 적용하려고 해 재활용 정책이 뒷걸음치는 형국이다.
2년 전 환경부는 재활용을 개선하기 위해 <제품의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로 자원재활용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포장재의 재활용 의무생산자가 제조‧수입하는 포장재 및 이를 이용하여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재활용 등급평가를 진행하고, 제품 포장재 표면 한 곳 이상에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 중 1가지를 표기해야 한다. “재활용 어려움” 포장재는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18.12.24 개정, ‘19.12.25 시행했다. 법 시행 후 9개월간(‘19.12.25~‘20.9.24) 계도 기간도 가졌다. 그러나 법 개정 후 2년이 지나도록 화장품 업계는 무엇을 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화장품 용기는 제품 원료에 따라 플라스틱, 유리, 금속용기 등으로 구분되며, 이 중 플라스틱 용기는 5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 연구 자료에서 제조 후 폐기까지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화장품 용기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률이 높아 환경오염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다양한 첨가제 사용, 복잡한 구조, 복합재질, 내용물 잔존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어렵다. 화장품 업계는 이미 화장품 용기 중 90% 이상이 평가 결과 ‘재활용 어려움’‘이 표시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상황은 누구보다 잘 아는 환경부는 업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난 11월 25일 환경부, 포장재 공제조합, 대한화장품협회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 10% 이상 역회수 및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미 환경부는 2021년부터 화장품용기 등 역회수 체계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고 재생원료를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석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이미 정책 방향이 세워진 역회수나 재생원료 사용을 강화하지도 않은 채 재활용 평가 표시 예외대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역회수는 2025년 기준 10%에 불과할 뿐이고, 재생원료 사용은 의무사용량 없이 협의 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재생원료 사용은 인센티브 대상이 아니라 의무화 대상이 되어야 한다.
국내 화장품시장은 대기업 생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7년 기준 생산실적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59.6%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18년 회수된 공병을 재생원료로 사용했지만, 출고량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즉 99%는 재활용되지 않는다. 특히 화장품 용기는 글리콜 변성 PET 수지(PET-G) 재질이 혼합되어 PET의 재활용이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은 급증했고, 폐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화하였다. 이에 약 64개국이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재활용 정책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화장품 용기의 재질 개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화장품 용기의 역회수와 재활용 표시 대상 예외는 거래할 것이 아니다.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결과 표시 예외 적용을 위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도 재활용 표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화장품 업계가 재활용 안 되는 용기를 생산하면서 표시만 하지 않겠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친환경 기업이 되려면 생산-소비-처리단계에서의 폐기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문의) 녹색연합 정책팀 허승은 (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2020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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