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플라스틱 게임!
‘네모의 꿈’이 아니라 ‘플라스틱의 꿈’이라고 해야 할 듯한 플라스틱 세상 속의 우리들.
우리는 이 플라스틱 덩어리 세상에서 어떻게 플라스틱과 마주치지 않으며, 조금이라도 덜 마주치며 살 수 있을까요?
플라스틱 없는 세상이 가능한 걸까요?
많은 의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꺼이 뛰어들어 봅니다.
불편하더라도, 귀찮더라도, 따가운 눈총에 아파할지라도!
제로 웨이스트 세상을 꿈꾸며 10월의 월간쓰레기를 알아봅시다!
플라스틱 게임
오늘의 게스트는 한국일보에서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 특집 기사를 취재하고, 기사를 엮어서 책 <플라스틱 게임>을 발간하신 사회정책부 신혜정 기자님, 국제부 김현종 기사님입니다!
월간 쓰레기에서 하나 하나 다루고 싶은 이야기들을 책에서 자세하게 풀어주셨어요.
아주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라고 하니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책 <플라스틱 게임> 소개
책의 구성이 재미있어요. 4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알아두면 쏠쏠한 플라스틱 이야기 (플라스틱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
- 취재 TMI
- 부록 – 프로 배출러를 위한 Q&A
사실 책의 구성은 출판사에서 제안해 주셨어요.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진행할 때는 순서가 달랐거든요. 당시 이슈가 된 내용을 다루었고, 책을 발간하기 위해 정리하니 챕터별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있는 플라스틱 행동일지는 초판에만 포함됩니다! 일지를 써보고 싶다면 초판을 구매해 주세요:)
책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의 걍우 외국 사례 중심이라 한국인들에게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데, <플라스틱 게임>의 경우 한국 사례라서 각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할 수 있는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알아두면 쏠쏠한 플라스틱 이야기’에 우리나라 사례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플라스틱이 중심 문물로 대두되면서 국가적인 산업으로 전환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에 플라스틱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우리나라가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연결될 수 있는데요, 한국 경제가 한국 전쟁이 끝난 이후 재건하는 과정에서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옮겨갈 때 중요하게 다뤄진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1960-1970년대 플라스틱이 엄청난 신문물이었기 때문에 신문 광고에서도 ‘김치 빠께스’, ‘플라스틱 다라이’라고 홍보되기도 했습니다. 국가 개혁을 목표로한 박정희 정부는 외국 문물로 우리나라를 개혁하고자 했죠. 공시에 돈을 벌고자 했던 기업들의 이해타산과 맞아 떨어지면서 국가 중심으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재 SK, GS 등 우리나라 주요 석유 화학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에틸렌 생산 4위로,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이 한국입니다. G2 국가, 산유국 다음이 바로 우리나라인 것이죠. 한국은 석유 화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어마어마합니다. 국제적으로 플라스틱을 감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때 한국은 소극적인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 화학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인데요, S-OIL의 주인이 바로 이 아람코입니다. S-OIL이 울산에서 석유 화학 관련해 엄청나게 증설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탄소 중립 정책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통해 친환경 관련해 헷갈리는 지점들을 짚으면서 어떤 것이 대안이 될지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2021년부터 한국일보에서 기후대응팀을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고 당시 시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나 이해도가 지금보다 낮았습니다. 최대한 우리 삶에 맞닿으면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슈로 접근하려고 고민했고, 누구나 매일 접하고 있는 폐기물이나 플라스틱 이슈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 이슈가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늘 다뤄진 이슈였지만 그 방향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분리배출 잘하는 법’ 등의 팁을 알려주는 기사들이 많았어요. 신혜정 기자님은 그런 접근이 자칫하면 폐기물 문제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러한 내용은 제외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이나 포장(과대포장)에 관련해 재활용이 어려운 부분들을 다루고자 했습니다. 기업들이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문제들, 기업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접근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포장지를 뜯고, 던지고, 찢는 식의 ‘이상한 실험’을 많이 하게 된 이유입니다.
홍수열 소장님은 이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이 한국의 쓰레기 취재를 넘어서 환경 취재 분야에서 일종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하셨는데, 제일 첫 번째 기사가 바로 화장품 기사였습니다. 당시 화장품이 복합 재질이고 재활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말로는 많이 했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었는데요,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통해 ‘화장품 용기를 직접 썰어보게 된 것’입니다. 화장품 용기를 썰어서 속을 보여주고 어떤 것이 진짜 문제가 되는지, 어떤 구조인지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영상은 유튜브 [PRAN-프란] 채널에 업로드 되어 있음) 처음 화장품 용기를 들고 공업사에 찾아갔을 때 전부 이상한 시선으로 보시더라고요. 화장품 용기 들고 “이것 좀 잘라주세요.” 하는 게 이상하잖아요. 😂 여러 곳은 방문한 끝에 섭외에 성공했습니다.
두 번째가 홈런볼 낙하 실험이었어요. 실험을 철저하게 했는데요, 홈런볼 뿐만 아니라 제일 잘 부서질 거 같은 과자, 제일 안 부서질 것 같은 과자를 임의로 여섯 가지 선정해서 실험을 했어요. 이렇게 데이터를 만들어야 논리가 통한다는 것을 배웠죠. 사람들이 엄청 신선하게 느낀 실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쓰레기 관련된 현장감이 살아있는 기사를 쓰자고 하면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는, 선별장을 가보고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기자들이 모아서 무게를 재는 식의 식상하고 천편일률적인 접근을 하는데,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은 기사 하나 하나 주제 의식을 가지고 어떤 것이 진짜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제로 웨이스트 활동가들에게도 ‘쓰레기 어택의 교과서’로 생각될 만큼 완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 어택을 할 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할 것이지에 대한 고민,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것만 바로보는 것이 아니라 이면을 파고드는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금자 님이 책의 추천사에 ‘그건 네 생각이고‘라는 노래를 추천하셨어요. (TO. 기업💢) 기업들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라며 변화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통해서 ‘그거 가능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PVC 너는 대체 누구니?
김현종 기자님이 PVC 전문 기자님인데요🧐 PVC 관련해서 책에서 두 파트나 다루고 있습니다.
PVC 규제가 있어요. 2021년부터 1회용 포장재에 사용하는 것은 전면 금지했지만 식품용 랩, 의약품용 약 압박 포장 등은 예외로 두었고, 건설용 파이프 등은 처음부터 규제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PVC는 랩이에요. 당시 규제에서 랩이 빠지고 2024년에 규제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 유통 업계의 논리였습니다. 대체재를 개발하는 시간을 둘 결, 업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줄 겸 유예를 둔 것이죠.
관련해서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이 두 가지입니다.
- 해당 법이 유예없이 성사 되더라도 이미 법에서 빠져나간 업체들이 많다는 것. 연 매출액이 10억 원 미만인 업체는 PVC랩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되어 있는데 사실 PVC랩을 사용하는 곳은 대부분 영세 음식점이다 보니 거의 대부분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대체재 랩의 사용으로 PVC랩의 사용을 막았지만 최근 정부에서 PVC랩 규제를 완전히 완화하며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PVC랩은 윤 정부 내에서 규제 대상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암울한 전망이 있습니다.
자, 그래서 왜 PVC가 문제일까요?
인체 유해성 문제, 재활용 문제의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PVC 랩 업계에서는 굉장히 거부하는 주장인데요, PVC는 원래 딱딱한 플라스틱입니다. 여기에 가소제, 연화제를 사용해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거죠. 예전에는 프탈레이트계의 가소제 사용으로 환경호르몬 등을 유발해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PVC 랩 업계에서는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하는 건 옛날이고, 지금은 친환경 가소제를 사용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하는 곳이 뉴스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고, 1회용이 아닌 PVC 생산 업체에서 발각되었다고 하지만 정말 PVC 랩 업계에서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수입 상품 업체에서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등의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PVC를 두 곳의 석유 화학 기업에서 만들고 있어서 랩에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장난감 등은 다량 수입되고 있으며, 중국 등은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규제가 약하니 검출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더라도 PVC 언급을 절대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나오는 검출되는 것은 PVC 뿐인데 말이죠. 그래서 소비자들은 모든 플라스틱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나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PVC라는 특정 재질의 문제인데 왜 PVC라고 꼬집어서 이야기 하지 않는 걸까요?
프탈레이트의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물질도 진짜 안전한지 들여다 봐야 합니다. 환경부에서 자원재활용법에서 규제하는 랩은 포장재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자사 브랜드를 붙이는 것은 포장재로 분류되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랩은 음식점이나 떡집에서 사용되는 양이 훨씬 많습니다. 전체 시장이 2만 톤인데, 대형 마트는 몇 천 톤만 차지합니다. 그래서 금지시키더라도 실제 PVC 절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PVC가 규제되어야 했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무엇일까요? 비닐류는 대부분 고형 연료로 만듭니다. PVC의 C가 염소를 뜻하는데, 이를 소각하게 되면 재활용 기기의 부식을 야기하기에 문제가 됩니다. PVC가 고형연료에 들어가게 되면 재활용의 질이 확 낮아지죠. 규제가 안 되는 것은 재활용 업계에 좋지 않은 일입니다. PVC 제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절반 정도가 염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소 사용 때문에 PVC 업계는 오히려 친환경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아이러니 하죠? 염소를 사용한 만큼 석유를 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을 전기 분해시켜서 나온 염소를 PVC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PVC를 ‘석유를 덜 쓰는 플라스틱’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염소는 재활용, 특히 소각할 때 문제가 됩니다. 염화 수소 가스를 물에 녹이면 염산이 되는데 이게 기계 부식을 엄청나게 일으킵니다. SRF 폐기물 고형 연료에서 염소 규제가 2% 가량입니다. 절반이 염소 덩어리인 PVC가 포함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죠. PVC 같은 경우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인지 담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포장재로써의 PVC와 건축재로써의 PVC는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만, 모두 각각의 문제가 있어요. 생활 포장재로써의 PVC는 소비자와의 접촉이 많고 재활용을 방해한다는 반론이 있지만, 건축재로서의 PVC 사용은 재활용이 잘 되고 있거든요. 장판, 팡틀, 파이프 등이 2023년부터 EPR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PVC 건축재를 사용하게 되면 화재 시 PVC가 연소되며 발생하는 유독가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규제를 명확하게 검토했으면 좋겠지만 플라스틱 협약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는 ‘PVC 같은 특정 물질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PVC를 유독 강조해 언급한 것이 심상치 않아요…)
우리 그냥 재사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 (by. 유리병)
요즘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이야기되면서 플라스틱이 아닌 용기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리병 관련해서 소주병, 맥주병 외의 유리병은 재활용이 잘 안 되고 있는데요, 책에서 다양한 유리병, 작은 유리병, 와인병, 참기름병 등에 대해 잘 다뤄져 있습니다.
처음 와인병을 취재하던 시점이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을 한창 연재 시작하고 조금씩 알아가던 단계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플라스틱 병보다 유리병이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러가지 주종을 탐구하면서 막걸리 병보다 와인병이 낫다는 식으로 유리병을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유리병이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접했고, 확인하고자 유리 재활용 기술을 가진 공장에 방문했습니다. 빈용기보증금제에 포함되지 않은 병들을 가지고 갔는데 대부분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로 선택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플라스틱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재활용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건 투명한 플라스틱이고, 유리에서는 백색, 녹색, 갈색인 거죠.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빈용기보증금제는 좋은 제도로써 잘 이행되고 있지만 거기에 다른 유리병과 관련해서는 빈틈이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의 폭을 넓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보증금제죠. 병에 가격을 책정하면 병을 회수하고 재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주류의 경우 음식점에서 판매하니 소비한 뒤 음식점에 두고 가면 회수가 용이합니다. 다른 병들의 경우 병을 가지고 외부로 나가기 때문에 회수가 어렵고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입니다.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대부분의 이유가 모종의 이유로 인해 변화가 어렵다는 것인데, 현재 잘 이행되고 있는 소주, 맥주병의 보증금제도 2009년 자발적 협약으로 체계를 만들어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박카스나 비타500 등 자양강장제 병을 재사용했습니다. 특히 박카스는 역사가 오래 되었죠. 박카스 출현 이후 2000년대까지는 재사용을 했는데 당시에는 보증금 형태가 아니었어요. 분리배출을 하면 선별장에서 분류 후 세척해 해당 회사에 넘기고, 한번 더 세척 후 재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 체계가 무너졌는데요, 불만제로에서 위생 문제를 취재하며 영세한 사업장에서 비위생적으로 세척하는 것을 발각하게 되었죠. 제약회사들이 병 값 아끼기 위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형태가 되어 동아제약, 광동제약 등에서 전부 세척 라인이 철수하게 됩니다.
유리병 재사용을 위해 세척 라인을 만들고 철거하는 것을 결정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지금 청량음료가 그 기로에 서있어요. 20년 전에는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청량음료의 80%가 재사용 유리병이었습니다만, 현재는 10% 미만으로 떨어졌을 거라 짐작합니다. 청량음료 업체들이 유리병 라인을 줄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부 철거된다면 청량음료의 빈용기 보증금제도 없어질 것입니다. 빈용기 보증금제를 홍보할 때 소주병, 맥주병과 더불어 청량음료병도 홍보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한살림에서는 잼이나 양념류의 유리병을 재사용하고 있지만 회수가 잘 되지 않아 적자가 나기도 합니다. 유리병이 만들어지기까지의 탄소 배출은 플라스틱 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유리병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용기로써 유리병이 사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리병 재사용 관련해 2023년 11월 7일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못난이 농산물들이 외면 받는 이유
‘애호박의 크기는 왜 전부 일정할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부 일정한 크기의 ‘예쁜’ 채소들이 있으니 ‘못난이 농산물’들이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인큐 비닐은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 덕분에 발굴될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 우연히 인큐 비닐이 없는 애호박을 보고 ‘아, 이게 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계 관련인들을 취재하니 업계가 대형 마트 위주로 유통되다보니 외형 등이 상품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이고, 상품성에 영향이 크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2025년부터) 1.5kg 이만의 과채류는 비닐 포장이 금지인데요, 1.5kg이면 굉장히 작은 크기로 유통 상 영향을 많이 받는 무게일 텐데 외국에서 이런 규제를 시행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장을 하지 않으면 손상되는 양이 많아지면서 낭비로 인행 환경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것이 이에 대한 반론인데, 개별 포장을 하지 않으면서 과채류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은 없는지 고민해 보았는지 궁금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관련 논의에서 농림축산부 자체의 농산물 규격화 기준 자체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규격화 정책 때문에 산지에서 버려지는, 혹은 규격을 맞추기 위해 산지에서 인큐 비닐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부분은 다른 나라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지점입니다. 요즘은 냉동•냉장 차량의 성능이 좋아서 관리상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목표에 따라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재배열 됩니다. 해외에서는 농산물의 손실을 막기 위한 기상천외한 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포장 자체에 칩을 심어 냉동 차량에서 부패 정도를 체크한다거나, 식품 하나 하나에 추적 시스템을 만들어 특정 상품만 리콜하는 시스템처럼 말이죠.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 덕분에! 그리고 아직도…
- 홈런볼 플라스틱 트레이가 종이 트레이로
홈런볼 과자 안 플라스틱 트레이가 꼭 필요한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때 당시 환경운동연합에서 자문 차 컨택했던 것이 플라스틱 어택으로 이어졌습니다. 해태 앞에서 홈런볼 퍼포먼스를 하면서 지금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장 작은 제품에 한해서 종이 트레이로 변경되었습니다. 나머지 크기의 상품도 차차 바뀔 예정이라는 답변을 들었지만 그 답변을 들은지도 벌써 2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해태 뭐하니?💢)
카스타드의 경우에도 종이 트레이로 바귀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홈런볼 퍼포먼스를 한다고 할 때만 해도, ‘진짜 바뀔까?’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진짜 바뀐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파리바게트 빵칼 어택은 시민 사회에서 주부 2명이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파리바게트 롤케이크 안 기본적으로 빵칼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시민 사회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막연한 비판 의식에서 시작한 것이 파고 들다보면 디테일 싸움이 되고, 이를 통해 힘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 라면은 왜 스프 따로, 건더기 따로?
도쿄 올림픽 취재 차 일본에 갔던 동료 기자의 제보가 있었어요. 야근하면서 라면을 먹다가 문제를 느낀 거죠. 맛을 위해 스프와 건더기를 따로 봉지에 담는다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번에 담아 포장하고도 잘 판매되고 있더랍니다. 컵라면에 벌레가 들어갈 수 있다며 외부에 비닐 포장을 하고 있는데 아까 언급했던 추적 시스템이 구축되어 벌레가 들어간 컵라면만 추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 라면 파트에서 명문장이 나오는데요, 어떤 문장일까요?
’10분 안에 먹을 수 잇는 인스턴트 식품이 분해되는데 수백 년이 걸리는 포장재에 담겨 판매되는 일이 모순이라는 게 개발 이유다.’
- 라벨 절취선, 없어도 되었다고…?
병을 둘러싼 라벨의 절취선이 혼란을 낳았습니다. 절취선이 도입되기 전에는 페트에 붙이는 포장 방식이 수축 포장도 있지만 스티커로 부착하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중 분리 시 스티커가 잘 제거되도록 만든 업체가 있었죠. 해당 업체 입장에서는 당시 법이 그대로 유지될 줄 알았는데 ‘수중 분리가 안 되더라도 절취선만 있으면 된다’라고 법이 개정된 것이죠. 우리나라는 접착제를 사용해 라벨을 부착했는데요, 접착제 때문에 페트병 재활용 공장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재활용 공정에서는 80°c 이상의 양잿물에 담그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라벨 기업들에 열알칼리 분해 접착제로 바꾸라는 요구를 하면서 양잿물 공정에서 걸러지니 라벨 접착제 문제는 해결된다는 흐름으로 가려다가 일본의 절취선 사례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흐름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라벨 제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라벨과 병을 다른 재질로 제작하여 수분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
- 소비자들이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 배출하도록 하는 것
비전문가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절취선이 있는 것이 더 환경에 좋아보이죠. 정책•기업•소비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정책 의사 결정자 중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부재하여 흔들려 버린 것이 안타깝습니다.
댓글 : 용기 재질 통일시키고 라벨 없이 팔아주면 안 되나요?
용기의 재질을 통일하고 라벨 없이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식약처에서 결단을 내리면 되는 문제입니다. 라벨에 표시해야 하는 사항을 뚜껑에 큐알 코드를 인쇄하면 라벨 없는 포장이 가능해집니다.
궁금하다, 궁금해! 취재 Q&A
종이와 플라스틱, 어느 것이 더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고민을 다루었습니다. 일회용품 규제에서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가 한참 이야기 되던 지점이라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전 세계적으로 멸균팩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테트라팩’에서 팩에 붙은 빨대를 검토하기 위해 외부 기관에 의뢰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 중 환경 영향을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파악하기 위함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종이 빨대의 어떠한 단점으로 인해 해당 측면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지 않고, 플라스틱 빨대의 어떠한 단점 때문에 종이 빨대보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두 재질의 장점과 단점이 상쇄되는 관계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래서 테트라팩은 기존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지 않았고, 상대 업체가 종이 빨대를 요구하면 종이 빨대로, 플라스틱 빨대를 요구하면 플라스틱 빨대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 영향은 탄소 배출입니다. 탄소 배출 측면에서 보면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배출량이 훨씬 적습니다. 덴마크를 방문했을 때 놀라웠던 점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빨대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플라스틱 빨대를 무의식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없다는 거죠. 제공되는 종이 빨대도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는 형태이고 서빙 시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 빨대 없이 먹을 수 있는 리드는 정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까?
🤔 실제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보면 감축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입을 댈 수 있도록 설계되어 더 많은 플라스틱을 리드에 사용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플라스틱 빨대까지 꽂아 사용하니 이중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또 리드 디자인데 따라서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시즌 2도 나오나요…?
- 김현종 기자님 :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이 아닌 다른 형태라도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습니다.
- 신혜정 기자님 : 플라스틱 협약이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해서 관련된 많은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을 덜 쓰고 안 쓰는 흐름이 중요한데요, PVC 외 다른 플라스틱에도 여러가지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플라스틱의 안전성을 너무나 굳건하게 믿고 있어서 플라스틱 이슈와 더불어 석유 화학 이슈 등의 주제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 포럼
지자체 자율 시행 논란
환경부가 1회용 컵 보증금제를 지자체 자율로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이에 대한 제목을
‘환경부의 1회용 컵 보증금제와 헤어질 결심’
이라고 달고 싶습니다.
1회용 컵 보증금제와 관련된 타임라인을 펼쳐보았는데,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습니다. 환경부가 시행령 개정안을 거두어들였을 때 입니다. 지자체 조례로 보증금제 적용 대상을 늘릴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워낙 형평성 논란이 되니 제주도 조례로 개인 카페까지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제주도가 조례를 개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부터 시행령의 방향으로 잡아두고, 해당 시행령을 입법 예고까지 했으나 차일피일 통과가 되지 않고 있어 조사해보니 법제적 심사에 맡겼다가 환경부가 다시 회수했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지난 8월 지자체 자율 시행의 내용을 담은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발의한 의원은 울산이 지역구인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으로, 환노위가 아닌 산업위원회에서 관심 가지지 않을 법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발의를 했다는 겁니다. 이정도로 디테일한 것을 보면 누군가 발의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프랜타이즈 본사를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낸 이후 ‘K-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문가 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굉장히 이례적인 점은 전문가 포럼에 11명의 기자가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언론 보도 정황도 이상합니다.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의 발표 그대로 언론에 보도된 것인데요, 어떠한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말이죠. 장 교수의 발언 중 사실 여부와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가령 1회용 컵 보증금제를 통해 1회용 컵 사용량 감축에 효과 없다, 미미하다, 라는 주장에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재했습니다. 1회용 컵 보증금 시행 전후를 비교해 제주 지역에서 텀블러 사용량이 오히려 감소했다던지, 유지했다던지, 소폭 증가했다던지 등의 데이터를 근거로 평가해야 하는데 객관적인 데이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홍수열 소장님과 소통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1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이후 제주 지역에서 텀블러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흥분하면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보증금제의 효과라고 실감한 것이죠. 오히려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환경부가 왜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왜 텀블러 사용량 증가 등에 대한 통계를 집계하지 않는 걸까요?
제주도에서 다회용 컵을 도입한 카페가 100개 정도입니다. 원래 120개였는데 SPC 계열이 빠지면서 현재 100개 정도 됩니다. (스타벅스 70, 개인카페 30) 이 카페들이 다회용 컵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1회용 컵 보증금제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두고 왜 장 교수는 말로만 ‘1회용 컵 보증금제는 효과 없다’라고 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우리나라의 1등 신문은 이를 1면에 내걸었습니다. 이 또한 환경부의 기획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제주의 성과를 보면서 보증금제가 시행되겠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지만, 현재 환경부 내부에서는 보증금제를 시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이 정리되어 가는, 혹은 집압되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범 사업 기간 내 발생한 문제를 전혀 해결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해결하려는 움직임 조차 묵살하면서 말이죠.
얼마 전 한국 경제에서 한화진 장관이 인터뷰를 하며 1회용 컵 보증금제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의아할 정도로 거칠게 이야기 했기 때문입니다. 시범 사업이라고 해도 환경부에서 시행한 사업이고, 책임이 있는 것인데 이를 두고 무조건 안 되는 제도이고,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면서요.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1년 동안 보증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부는 도대체 어떤 조치를 취했고,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시도를 했나요?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이야기 하는 저의는 무엇일까요?
백 번 양보해서 1회용 컵 보증금제가 폐지 된다고 하더라도 질서 있는 후퇴를 해야 합니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좋은 정책이지만 아직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다, 라는 식의 여지를 두고 추후라도 살릴 수 잇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게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불쾌합니다. 사실을 왜곡까지 하면서 이토록 보증금제를 시행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국제 협약
플라스틱 국제 협약과 관련해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홍수열 소장님이 꽂힌 한 문장!
‘정부는 국제 환경 질서를 선도하는 중추 국가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연간 생산 규모 세계 4위의 석유화학 생산국으로서의 국내 산업계가 국제 규제에 원활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
이 문장에는 상충되는 환경부의 두 가지 욕심이 드러나 있습니다.
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국제 무대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만,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본질적인 내용에 대응하려면 국내 산업계와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여기에서 국내 산업계 보호까지 하고 싶다고 하니 상반되는 두 가지를 모두 챙기고 싶어하는 환경부의 욕심이라는 겁니다.
국무조정 회의에서 두 가지 안건이 있었습니다. 한덕수 총리가 발표한 CF100! 지금 탄소 중립이 플라스틱 문제를 바라보는 국제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RE100에 대항하는 것이 CF100이라는 겁니다. CF100에 동조하는 국가들과 기업들을 결집시키겠다는 말이죠. CF100은 원전 중심으로 탄소 중립을 대응하겠다는 것인데요, 우리는 재생 에너지로 탄소 중립 에너지 대체를 못하니 원전 중심으로 탄소 중립에 대응하고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플라스틱 관련 우리나라는 석유 화학 강국이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계와 정면으로 부딪히니 사용량 감축하지 않고 재활용을 잘하겠다는 것, 석유 시대에 석유 화학 강국으로서의 산업계 지위를 유지했다면 탈 플라스틱 시대에서는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어 재활용을 잘 하는 석유 화학 산업계로 도약을 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게 과연 잘 이행될까요?
오히려 국제 무대에서 플라스틱 빌런으로 낙인 찍히는 것이 아닐지 우려됩니다. 왜 환경부가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느냐, 이 말입니다. 환경부가 자기 역할을 포기함으로써 국제 협약 대응에서 가져야 할 균형점을 상실했습니다.
한국의 석유 화학 산업이 이전과 같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주로 중국으로 많이 수출했으나 중국이 자국 내 석유 화학 규모를 키워 자립하고 있는 수순이라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지겠죠.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를 연료와 에너지로 사용하는 산업은 자초 사업이니 석유를 원료로 쓰는 플라스틱 산업을 키우기 위해 신재 플라스틱 시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석유 화학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전략으로 가면 안 됩니다.
한국의 석유 화학 산업이 가지고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바이오 전략; 화이트 바이오 산업을 키우자
- 재활용; 열분해 중심의 화학적 재활용
우리나라는 석유 화학 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플라스틱 국제 협약 관련해 조용히, 방어적으로 움직여야 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대응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까지 하고 싶다고 앞장을 서겠다니 욕심이라는 겁니다.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느냐? 그건 또 아니죠. 중국이랑 같은 취급 받을 우려가 있습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라도 성공시켰으면 새로운 모델을 한국에서 개척했다며 말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나가아기는 커녕 점점 후퇴하는 실정이고, 11월 24일 일회용품 단속 관련 규제에서도 후퇴할 우려가 있으니 한국이 어떻게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습니까?
1회용품 규제
11월 23일로 계도 기간 종료
‘환경부 중기부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손잡다’라는 제목으로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일회용품 규제를 소상공인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으니 규제 시행을 한번 더 검토해보겠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2019년부터 일회용품 규제가 예정되어 있었고,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규제는 점점 완화하고, 국제적인 무대에서의 플라스틱 규제는 앞장 서고 싶어하는 이 모순적인 환경부의 모습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훨씬 잘하고 있다, EU와 동등한 수준이다, 라는 말을 하며 떵떵거렸습니만, 지금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환경 정책은 점점 후퇴하고
‘일본, 중국도 이런 환경 정책 안 하는데 우리가 왜 해?’
라는 식의 회피, 무책임한 사례만 늘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한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는 말이죠.
[참고자료]
1. 책 ‘플라스틱 게임’
🌟[포커스 취재]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https://m.hankookilbo.com/Collect/2232
🌟[책 정보] 플라스틱 게임
2.일회용컵 보증금 포럼 / 지자체 자율 시행 논란
🌟[동아일보 단독]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의무화 철회… 지역 자율에 맡긴다 https://zrr.kr/yVfD
🌟[매일경제] 암초만난 일회용품 감축 정책…카페 일회용컵·편의점 비닐봉지 사용 이어지나 https://zrr.kr/mboU
🌟[한겨례]일회용컵 보증금제 후퇴 논란에…입법조사처 “종이컵은 빼자” https://zrr.kr/ZpGDP
🌟[뉴스1]환경부 일회용컵 보증금제 ‘오락가락’…제주 프랜차이즈 매장 ‘참여 철회’ https://zrr.kr/XZNY
🌟[SBS단독] 지자체들에 물어보니 ‘컵 보증금 자율 시행’ 0곳 https://zrr.kr/4wUn
🌟[한국환경회의]1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촉구 좌담회 https://zrr.kr/0L8z
3. 플라스틱 협약
🌟[환경부]민관 합동으로 유엔 플라스틱 협약 대응 https://zrr.kr/H3Ot
🌟[한국일보]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앞두고 “생산 감축은 어렵다” 선 그은 환경부 https://zrr.kr/B21G
🌟[파이낸셜뉴스] 한 총리 “플라스틱 국제 협약은 위기이자 기회” https://zrr.kr/3MNe
4.1회용품 규제 11월 23일로 계도기간 종료
🌟[연합뉴스] 식당 종이컵 등 일회용품 규제 단속 유예되나…소상공인 간담회 https://zrr.kr/Zd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