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폐지 줍는 어르신’ (자원재생수거인) 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공식적인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실은 이분들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도 없던 실정이었어요.
결과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고, 우리의 ‘골목 재활용’을 도맡아준 분들에 대한 예우에 한참 모자르네요.
폐지를 수거해 파는 노인 나이는 평균 76살이었다. 혼자(36.4%) 또는 둘(56.7%)이 사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루 평균 5.4시간, 일주일에 6일 폐지를 팔아 한달 15만9천원을 벌었다. 시급으로 치면 1226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시급 9620원)의 12.7% 수준이다. 폐지를 줍는 까닭은 ‘생계비 마련’(53.8%), ‘용돈이 필요해서’(29.3%) 등 경제적 어려움 탓이 컸다. 실제 이들이 속한 가구 소득은 월평균 113만5천원으로, 전체 노인 가구 252만2천원(2020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견줘 크게 낮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배재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대면조사에 응한 이들 대다수가 폐지 수집을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힘든 일자리’로 정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폐지수집 노인 다수는 밥에 물을 말아먹는 정도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생활고를 겪고 있었고, 하루종일 일해도 밥 한 끼 못 사먹는다는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기초연금·국민연금 등 공적 노후소득 보장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노후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거나 갑자기 큰 비용 지출이 발생하면 누구나 폐지 수집 노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