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프리 어디까지 가봤니? 이탈리아 결과 보고회

유럽의 제로 웨이스트 시티의 원조인 까판노리에 다녀온, 결과 공유회! <플라스틱 프리, 어디까지 가봤니>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유럽과 이태리 쓰레기 덕후들의 교집합

약 60여명의 ‘쓰레기 덕후’들이 참가해 이탈리아 사례를 들으면 한국의 정책과 실천에 대해 나누는 자리였어요. 이야기로만 쭈욱 풀면 듣는 입장에서는 지루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탈리아의 사진과 실제 현장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어 짧은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동영상+이야기 나눔 주제 꾸러미는 다음과 같아요.

  • 제로 웨이스트 여행, 가능할까? 짐 싸기 / 플라스틱 프리 물건들 / 비행기 탄소발자국
  • 밀라노 분리수거 정책
  • 밀라노 제로 웨이스트 샵 탐방기 http://www.negozioleggero.it/
  • 음식물 자원화(퇴비화) 공장 탐방
  • 까판노리 제로 웨이스트 리서치 센터와 다카포(재사용 수리센터) 탐방
  • 까판노리 제로 웨이스트 패밀리 프로그램 및 시장과의 만남
  • 쓰레기 연말정산
  • 제로 웨이스트 ‘제로’의 의미

이렇게 결과 공유회는 까판노리 제로 웨이스트 투어에 나선 약 15인의 유럽 ‘쓰레기덕후’들과 이를 영상과 말로 나누는 한국의 60인의 ‘쓰레기덕후’들의 교집합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나온 자세한 이야기들은 2020년 ‘금자의 쓰레기 덕질‘이라는 유튜브 채널과 피프리미의 포스팅을 통해 하나씩 조곤조곤 나눌께요. 커밍쑨!

(이거 이 포스팅에 다 쓰면 스크롤 압박에 암도 안 읽음 -_-) 이 포스팅은 참가하셨던 분들 중심으로, 토크 시간이 짧아 미처 나누지 못한 정보 위주로 전해드립니다.


밀라노 제로 웨이스트 여행 팁

밀라노 제로 웨이스트 여행 팁은 ‘레스 웨이스트 월드’라는 해외 블로거 글에 잘 실려있습니다.

https://www.lesswasteworld.com/blog-1/2018/7/30/zero-waste-travel-milan

도오모 성당 앞 공공식수대와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 TRENITALIA APP을 깔아 기차 여행 때 예약하고 결제하면 영수증이 발행하지 않는다! (제가 이 앱을 안 깔아 영수증 더미에 ㅠㅜㅠㅜ)
  • 밀라노는 빈티지 샵의 천국이다! 재사용 중고 물건을 득템하라! (패션의 수도다워요. 밀라노 거리에 있는 누구나 모델에 화보인데, 저만 길거리 오징어 되는 줄 ㅠㅜ)
  • 제로 웨이스트 샵의 궁극의 경지 NEGOZIO LEGGERO를 방문하라!
  • 두오모 성당 등 관광지마다 앱이 있으니 이를 통해 전자 티켓을 끊어라!
  • 지하철 이용 시 매번 일회성 표를 끊지 말고 24~48시간 정기권을 구매하면 표 한장으로 교통이 모두 끝! 그리고 저렴합니다.
  • 미친 러쉬 LUSH: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플라스틱 프리 화장품과 다양한 제품을 보실 수 있어요.
  • 날마다 다른 플리마켓: 플리마켓이 다른데 저희는 주말 시장을 다녀왔어요. 과일과 농산물은 정말 플라스틱 포장재 없이 거의 다 까여있어서 넘나 부러워서 쓰러지고 ㅠㅜ
[금자의 쓰레기덕질] ✨금자 지갑 열리는 소리가 들려✨ 모든 것이 다 있는 플리마켓에 없는 그것!
호박도 잘라서 팔아요.

제로 웨이스트 스터디 투어가 있다!

‘제로웨이스트유럽’이라는 단체는 해마다 제로 웨이스트 정책과 실천을 잘 하고 있는 유럽 내 도시를 선정해 스터디 투어를 떠납니다.

스터디 투어는 선착순 약 15명으로 구성됩니다. 약 200유로(서울~이태리에 오는 교통비는 별도)에 2박 3일 간의 모든 교통, 숙박, 식사가 제공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약 6인이 도미토리 같은 한 방에 묵으며 알뜰하게 투어를 하나 보다, 했는데 아니었어요. 깨끗하고 적당한 숙소에 1~2명이 따로 숙박을 하고, 지역에서 맛있다는 집만 찾아다니며 ‘여행은 먹는 거지’를 몸소 시전합니다.

하루는 식사 시간에 “아니 이게 200유로(약 25만원)이라고? (마음의 소리: 물가 깡패인 유럽에서!!) 후원을 받아 운영하나요?”라고 물었더니 제로웨이스트 유럽의 활동가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활동가와 연구자가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 네트워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체 차원에서 부족한 경비를 지원한다”고 답했습니다. ㅠㅜ

스터디 투어는 제로웨이스트유럽 웹사이트에서 뉴스레터에 가입하시면 메일로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고 맨 아래 뉴스레터 구독에 이메일을 넣어주세요.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도 제로 웨이스트 아시아 탐방 프로그램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이태리 밀라노와 까판노리에 갔나요?

그렇다면 왜 이태리에 갔을까요?

2019년에는 유럽 제로 웨이스트 시티의 시조새라고 할 법한, 유럽 내 150개의 도시가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작은 마을 ‘까판노리’를 탐방했습니다. 까판노리는 소각장 반대 운동을 하다 우리 동네에 소각장을 안 짓고 싶은데, 어디 다른 데 짓겠어?라는 지극히 올바른 생각으로 도시 전체가 제로 웨이스트 정책을 시행한 곳입니다.

밀라노는 140만 명이 거주하는 유럽의 대도시인데 이렇게 많은 인구가 사는 곳에서도 제로 웨이스트 정책이 먹히는 사례로 포함되었습니다. 밀라노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 현장과 음식물 퇴비화 공장을 다녀왔고 그 다음으로 까판노리에 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차근차근 풀께요!)

까판노리는 인구 4만7천명이 거주하는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로, 2007년  쓰레기 제로 전략이 시의회를 통과한 후 이후 분리수거율이 2004년 40% 미만에서 82%로 두 배 이상 올라가는 성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이미 분리수거율 90%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카판토리 시
자료 출처: 자원순환 사회적 협동조합 홍수열 선생님 글

2010년 공공급식시설에는 퇴비화시설을 설치하여 배출원에서 퇴비화를 하고 있다. 향후에는 주거지역까지 확대하여 유기성폐기물의 수거 및 처리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주민들에게는 가정용 발효기를 사용하여 퇴비화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무료로 발효기를 보급하고 있다. 2,200가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퇴비화 기술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있다. 가정 퇴비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정에게는 쓰레기 처리수수료의 10% 할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 외에도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1년 람마리(Lammari) 마을에 재사용센터를 설치하여 의류, 신발, 장난감, 전자제품, 가구 등을 수리하거나 중고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센터에서는 주민들 대상으로 업사이클링 기술도 교육하고 있다.

우유를 셀프 리필할 수 있는 장소를 2곳 설치하여 지역의 농장에서 우유를 직접 공급하면,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가서 직접 우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포장재 사용을 줄였다. 1년 동안 이 시스템을 통해 9만개의 우유병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지역 내 약국에서 천기저귀나 기타 재사용가능한 위생용품을 판매하도록 하고, 지자체에서는 천기저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식료품 가게에서는 250가지로 분류된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과 음료를 포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재사용가능한 용기를 가지고 가서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원순환 사회적 협동조합 홍수열 선생님 글 http://www.rfse.or.kr/board/community_05/1689

더 읽기: 제로웨이스트유럽의 까판노리 보고서 (영문)

https://zerowastecities.eu/wp-content/uploads/2019/07/zero_waste_europe_cs1_capannori_en.pdf

에코슬로우 님의 행사 후기

결과 공유회에 함께 해주신 합정동 책방이자 대안공간인 ‘에코슬로우’ 님의 후기를 공유드립니다. 이렇게 감동적이고도 꼼꼼하게 내용을 정리한 후기라니,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B7-hX5OJc53/

이토록 맛있는, 비건다과 by 지구커리 구슬

사실 결과 공유회 평가지를 보니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토크도 영상도 아니요. ㅠㅜ 바로 비건 다과였습니다. 너무 맛있고 좋았다, 환상적이다, 어디서 주문할 수 있냐… 등등. 역시 행사는 기승전 뭐를 먹었느냐, 아니겠습니까. 비건다과 없었으면 어쩔 뻔.

구슬님은 전통시장에서 비닐 줄이는 프로젝트를 하는 알맹@망원시장의 주민입니다. 햇님이와 달님이라는 귀여운 고양이 집사님이기도 하지요. ㅎㅎ 이날 비건다과는 알맹@망원시장의 주민인 은님과 함께 차려주셨습니다. 정성과 블링블링 간지로 준비해주신 구슬님과 은님께 감사드립니다.

구슬님 연락은 인스타 ‘지구커리’ 디엠으로~ https://www.instagram.com/jigucurry/

다회용기 세척 대여 배달 올인원: P.Not 피낫

이 맛있는 비건다과를 일회용에 먹을 수는 없죠. 안 그래도 음식하랴, 테이블 셋팅하랴,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인데 그릇 설거지는 어떻게 할까요? 게다가 음식 무게만 오만 톤이야! 그룻까지 싸들고 오면 오조 오만 톤 됨. ㅠㅜ

그때 피낫데이가 인스타 디엠으로 저희가 그룻 대여해드릴께요. 배달 세척 회수까지 한 번에 해드립니다. 그릇과 식기류를 골라보세요, 라고 연락을 주셨어요. 아!!! 여러분 피낫에서 다회용기를 빌려서 아주 간단히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프리, 그리 어렵지 않아요’를 실현시켜주는 소셜 서비스의 등장이 고맙고 반갑습니다.

피낫 연락: https://www.instagram.com/p.not_plasticfree/

이토록 멋있는, 공간: 서울하우징랩

서울하우징랩은 누구나 내 집처럼 편안히 머무르며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실험과 놀이, 협업을 할 수 있는 공유 공간입니다. 넓고 쾌적한 카페, 세미나룸, 갤러리, 대관이 가능한 다양한 사이즈의 강의실, 그리고 다양하고 공익적인 공간 관련 실험을 하는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에서 걸어갈 수 있고, 하자센터와 서울유스호스텔과도 지척에 있습니다.

저희는 서울하우징랩의 후원을 받아 1층 카페 공간 전체를 대여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이 공간을 추천했는데, 답사를 온 자몽팀 입에서 ‘아, 여기 너무 좋잖아’라는 칭찬이 자자해서 제가 우쭐대고 말았다능. ㅎㅎ 음료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결과 공유회가 딱딱하지 않은 말랑한 토크 형식으로 진행된 것은 멋진 서울하우징랩 공간의 덕입니다.

행사장과 따로 서울하우징랩 입구 쪽에는 작은 바와 구획된 공간이 따로 있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입구 앞도 커서 접수대와 다과 등을 놓기에 넉넉합니다.
사람 뒤에 있는 책장과 바에는 선정된 책들과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작은 회의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6명이 이용하는 작은 소모임과 스터디 공간부터 계단식 강의장인 다목적 홀, 그리고 대강당 등 다양한 사이즈의 공간을 대관해 쓰실 수 있습니다. 700

서울하우징랩의 공간 대관은 https://www.seoulhousinglab.com/html/meet.do

이야기 코너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따로 한 보따리 풀어보겠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뿜뿜 뿜어낸 비행기 여행을 했으니 최대한 거기서 보고 배운 것들 함께 나누도록 노력할께요. 결과 공유회에 참여주신 분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앗! 이 행사와 이태리 여행은 (재)숲과나눔의 2019년 풀꽃 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신: 비행기 참회, 탄소발자국의 흔적

앞으로 약 3년은 저희 유투브에 해외의 블링블링한 샷들이 올라오지 않을 거에요. 혹시 모르죠. 툰베리 님처럼 배 타고 상하이에 가거나 동해 -> 블라디보스토크 찍고 시베리아 대륙횡단열차 타고 유럽에 가 있을 지도요. ㅎㅎ 암튼 뱅기 타고는 안 갈 예정이에요. 최소 3년은 한번 해보고요.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을 추신으로 띄웁니다.

경향신문 [녹색세상] 난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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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도 역시 재미있어요 ㅎㅎㅎㅎ 우리나라에도 좋은 모델이 되는 작은 마을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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