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지난 2021년 6월 15일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어린이와 전자 폐기물 처리장(Children and Digital Dumpsites)’을 한글로 번역해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가 전자 폐기물과 어린이 건강에 관해 전 세계 학자들과 함께 각국의 사례를 수집해 작성한 것이다.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전자 폐기물 문제, 고소득 국가에서 저소득 국가로 버려져서 그 지역에 사는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전자 폐기물의 환경정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요 내용 요약
○ 2019년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은 약 5,360만 톤으로 5년 전에 비해 21% 증가했고 2030년에는 7,47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재 약 6,400명 수준인 전 세계 폐기물 관리 고용 시장은 2030년까지 약 70% 증가하거나, 4,500만 개의 추가 일자리가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자 폐기물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폐기물 흐름(waste stream)으로, 전 세계 인구성장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전자 폐기물은 주로 컴퓨터, TV, 휴대폰, 태블릿, 기타 비디오카메라, 음성 녹음기와 같은 고중량 및 저중량의 전자기기와 가전제품이 해당된다. 세탁기나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오래 쓰도록 만들어져 한때 내구재(durable goods)로 불렸으나, 현재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대형 가전이나 소형 기기 모두 종종 수리가 어려운 방식으로 설계되어 기기를 자주 교체한다.
○ 수은, 폴리염화비페닐, 납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의 형태로 가장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가장 작은 소형기기이다.
○ 동남아시아와 같은 중·저소득 국가로 수출되는 전자 폐기물이 늘어나고,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취약계층이 전자 폐기물 처리장 주변에 살면서 일함에 따라 중금속 등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 중·저소득 국가의 어린이, 청소년, 심지어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빈곤한 도시민 상당수가 급증하는 비공식 쓰레기장이나 매립지 주변에서 일을 하거나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기기를 태우거나 독성 화학조(chemical bath)를 사용하여 컴퓨터 칩에 들어있는 금이나 케이블 속 구리를 채취한다. 그 과정에서 수은, 납, 다이옥신, 난연제와 같이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유독성 입자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게 된다.
○ 전자 폐기물 재활용 과정에서 납, 카드뮴, 수은과 같은 중금속, 다이옥신 같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미세먼지(PM2.5) 등이 배출된다. 하지만 전자 폐기물 부품 또는 수작업 체계에서 1,000종 이상의 유해물질 이 확인된 바 있다. PCB, 브롬화난연제(PBDE), 과불화화합물(PFAs), 유기인산계 난연제(PFR), 비스페놀 등이 대표적인 유해물질이다.
시사점
○ 책임 있는 전자 폐기물 처리 또는 재활용을 장려하는 강력한 국가 정책 및 지역 정책(중·저소득국가 대상 전자 폐기물 폐기 금지조치 강화, 어린이의 전자 폐기물 노출 및 아동 노동 문제 모니터링 강화, 개인 차원의 예방조치에 대한 인식 제고)를 이끌고 지지하는 일이 포함된다.
○ 또한, 내구성이 더 강하고 수리가 용이한 기기를 만드는 순환경제 조치를 장려하여 전자 폐기물이 될 수 있는 제품의 생산이나 구매 자체를 줄이는 일도 시급하다.
○ 마지막으로 어린이 및 여성 폐기물 작업자 대다수는 우리 경제에서 여전히 존재감이 없다. 가장 큰 노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증가하는 비공식 부문의 작업자, 특히 여성 및 어린이 작업자 수에 대한 모니터링 및 추적 개선이 대단히 중요하다. 전자 폐기물에 대한 노출 영향은 생식력 및 발달 영향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평생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