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농산물의 일회용 포장 감축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 by 환경정의

환경정의에서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려 시장, 대형마트, 생협 등에서 농산물 포장재 실태를 조사하고 포장재 감축을 제안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농산물 포장은 다른 공산품에는 이미 금지된 2+1 같은 묶음포장도 원 없이(!) 허용되며, 과일 완충재로 사용되는 난좌도 재활용되지 않는 재질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농산물은 개인 의지로 소비를 확 줄일 수 있는 품목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품목입니다. 그러니 과대포장, 묶음포장 등을 규제해 포장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더 절실합니다!

그럼 보고서를 살짝 엿볼까요?

환경정의 농산물 비닐·플라스틱 사용 모니터링 분석 결과

  • 조사 기간 : 2023년 7월 12일~2023년 8월 12일
  • 조사 방법 : 2인 1조 현장방문 후 사진촬영과 함께 모니터링 진행
  • 조사 대상 : 대형마트, 생활협동조합, 전통시장
  • 조사 인원 :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 활동단 13명
  • 조사 농산물 : 양파, 감자, 버섯, 대파, 당근, 사과, 배, 복숭아, 수박, 포도, 그 외 매장에서 판매중인 무포장 농산물, 포장절감·과대포장 농산물
  • 농산물 선정 기준 : 일반 가정에서 구입 빈도가 높고 조사 장소에서 대부분 판매하고 있으며 무포장과 포장 두가지 방법으로 판매 중이며 포장 판매 시 포장 방법이 다양하여 조사 계절을 고려하여 채소 5종, 과일 5종 선정

시장에서 판매 중인 양파, 감자, 버섯, 대파, 당근, 사과, 배, 복숭아, 수박, 포도 108개의 농산물(개) 조사결과

  • 포장되어 판매중인 농산물은 85개, 무포장으로 판매 중인 농산물은 23개로 21.3%의 농산물만이 무포장으로 판매 중
  • 무포장 비율은 시장 > 대형마트 > 생활협동조합 순

조사한 1,373개의 농산물(양파, 감자, 버섯, 대파, 당근, 사과, 배, 복숭아, 수박, 포도)의 포장재는 총 3,002개로 농산물 1개당 평균 포장재 사용량은

  • 시장에서는 1.8개
  • 생활협동조합에서는 2.48개
  • 대형마트에서는 2.36개의 포장재가 사용됨

농산물 포장재 중 가장 많은 것은 비닐 > 기타> 라벨 >플라스틱으로. 포장재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고도 제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재질별로 분류하였을 때 PP 재질의 비닐(377개, 12.56%)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그 외 재질 재질 > PET 재질의 플라스틱 > OTHER 재질의 비닐 > 종이 순.

농산물 1개 당 포장지가 최소 1.8개라니요! 😱😱 농산물을 먹는 건지, 쓰레기를 버리는 건지. 프랑스 등에서는 농산물 묶음포장이나 개별포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는데요. 우리는 1중 포장도 아니고 거의 2중 포장에 가깝고, 시장이든 대형마트든 생협이든 무포장으로 살 수 있는 곳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어 생협 생산자인 농부들의 무포장 노력과 구조적으로 무포장 판매가 왜 어려운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다 수긍이 가는 이야기였고 개별 농민들의 노력이 아니라 먼저 기업과 소비자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료집에 실린 토론문 보시면 다들 공감하실 거에요.

그렇다고 이대로 농산물 일회용 포장을 그대로 둘 수는 없고, 암울한 찰나 진주텃밭의 사례가 등장합니다. 재정적, 운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하자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생협은 로컬 푸드를 어떻게 유통시켜야 할지 조합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최대한 많은 무포장 농산물을 시도한 사례입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오히려 무포장 농산물을 시도한 지 2년여 만에 운영도 더 나아졌다고 합니다. 진주텃밭에서는 포장된 농산물과 무포장 벌크 농산물을 동시에 진열하지 않고, 소분된 포장 농산물의 선택지를 없애고 무포장 농산물이 기본값이 되도록 뚝심으로 밀어부친 결과입니다. 이야기를 직접 듣는데 감동적이었어요. 토론문에 실리지 못한, 행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무포장 농산물의 탄소 저감량도 측정하여 공개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되었어요!

또한 한살림의 경우 유리병 재사용 캠페인을 계속 해오고 있고 몇 가지 변화를 이뤄냈어요. 재활용 안 되는 철사끈을 없애고 반찬과 국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얇은 비닐로 바꿔내고 플라스틱 포장을 종이포장으로 바꿔내고 속비닐(이중 포장)을 없앴습니다. 👏👏

마지막으로 김은진 교수님은 그 특유의 말빨과 자료로 좌중을 압도하셨어요. (역시 짱짱 💪💪) 현행 농산물 포장과 관련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과 「제품의 포장재질ᆞ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기구 및 용기·포장 공전」(식품위생법에 따른 식약처 고시)를 정리해주셨습니다. 또한 최근 발표된 「농산물포장 가이드라인」(환경부 2023.8.28.) 「농산물표준규격」(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개정안 2023.10.23.) 도 한큐에 훑어주셨어요.

결론은 현재의 찔끔 가이드하는 제도로는 농산물 포장재를 줄일 수 있지 않다는…. 것….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포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시행되어오던 감량, 재사용, 재활용을 고려한 포장설계, 코로나 이후 급증한 택배 포장설계, 포장 자체가 없는 설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이 제시되었다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강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김은진 교수님은 우리의 과제로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부당한 표시ᆞ광고 행위에 따른 처벌처럼 과대포장, 기만적인 포장 등에 대해서는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 법안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ᆞ광고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과대포장과 묶음포장 등도 이런 처벌과 규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포장재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것이 불가능할 때는 다회용기, 그 다음으로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를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포장 폐기물은 회수를 원칙으로 삼습니다.👍👍

선생님의 토론문을 통으로 인용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포장재를 안쓰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는 단지 포장재를 금지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포장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소비문
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앞에서 발표한 진주텃밭, 옥천로컬푸드매장, 그리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포장 없는 시장 등 포장재를 안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자 하는 시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늘 깨어있는 사람들이 먼저 실천에 나서고 이를 보고 지방정부가 나서고 그 후에야 중앙정부가 나서서 제도화하는 사례들을 이미 많이 봐왔다. 그리고 이미 사람들이 먼저 실천에 나서고 있다. 이제 제도 차례이다.

토론회 자료집 전체 보기

https://www.eco.or.kr/Data/?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758517&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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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해 주셔서 좋아요. 정말 농산물 포장쓰레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보기 무서워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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