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도심에 떨어지는 무수한 낙엽들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세요? 집 마당에서 나온 식물 잔재물은 종량제 봉투에 넣어 내놓으면 일반 쓰레기처럼 소각됩니다. 길과 도로에 떨어진 낙엽들도 별다르지 않아요. 마대에 담긴 후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이를 서울환경환경연합 유튜브에서 짧게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낙엽을 쓸어 담아 마대에 담으면 유기물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결국에는 일반 쓰레기와 똑같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처리됩니다. 소각할 경우 나무가 그동안 광합성을 하면서 흡수한 만큼의 이산화탄소가 새어 나오게 되며, 나뭇잎을 태우는 에너지도 사용하게 됩니다. 매립할 경우 혐기성 분해가 되면서 (땅 아래 파묻혀 산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훨씬 높은 메탄가스가 새어 나옵니다. 결국 자연에서 온 나뭇잎도 순환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처리되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끝나게 됩니다.
숲에 쌓인 낙엽은 자연스럽게 분해되면서 토양에 유기탄소로 저장이 됩니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와 낙엽을 섞어 퇴비를 만들면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천연비료로 되돌아가고 나뭇잎 속의 탄소도 토양에 저장됩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탄소저장 농업 방식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토양에 저장된 유기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고 더 많은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는 농법을 뜻합니다. 낙엽과 음식물쓰레기를 섞어 퇴비를 만들어 땅에 순환시키는 것도 탄소를 저장하는 한 방법입니다.
왜 음식물쓰레기에 낙엽이 필요할까요?
한마디로 음식물쓰레기는 영양분이 너~~무 많아요. 영양분이 많으면 강물에도 부영양화가 일어나잖아요. 그처럼 음식물쓰레기에는 질소라는 영양분이 많으므로 이를 분해시켜줄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질소가 비료의 성분 아니겠어요?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탄소질 재료와 질소질 재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탄소질 재료는 탄소 함량이 높은 재료로, 퇴비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의 에너지원 역할을 합니다. 질소질 재료는 질소 함량이 높은 재료로, 미생물의 성장과 번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음식물쓰레기는 바로 질소 함량이 높은 질소질 재료인데요. 질소질 재료가 많으면 악취가 나고 탄소질 재료가 많으면 썩을 영양분이 없으므로 퇴비가 잘 안 됩니다.
질소질 재료에는 음식물쓰레기, 커피 찌꺼기, 녹비, 풀, 동물의 배설물 등이 있습니다. 영양분이 많은 재료인 것이죠. 달걀 껍질, 손톱, 머리카락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다만 미생물이 빠르게 분해할 수 있도록 손마가 한 마디 정도로 잘게 잘라 주시면 좋습니다.
탄소질 재료로는 마른 나뭇잎, 볏짚, 신문지, 종이상자, 톱밥, 나무껍질, 낙엽 등인데요. ‘갈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낙엽도 갈색이 되면 좋은 탄소질 재료가 됩니다. 특히 낙엽처럼 마른 나뭇잎은 탄소 함량이 높고 분해가 잘 되어 퇴비 만들기에 좋습니다. 공원이나 화단에 쌓인 낙엽(부엽초)를 이용해 퇴비를 만들 수 있어요. 집에서 퇴비화하실 때 음식물 쓰레기만 많다면 갈색인 종이상스나 신문지를 이용해주시면 좋습니다.
질소질 재료와 탄소질 재료는 1:3 정도로 섞어 살짝 물을 뿌려주신 후 몇 달 보내면 유기질 퇴비가 됩니다.
하지만 순환의 고리를 끊겨버린 도시에서 낙엽은 퇴비가 되어 땅으로 돌아가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온실가스를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다른 방법이 있어?
서울 송파구에서는 남이섬에 낙엽을 보내 남이섬을 가을로 물들이며 관광객을 불러 모읍니다. 하지만 남이섬에서도 그 낙엽은 결국 태워진다고 하는데요. 낙엽을 퇴비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낙엽과 길 위의 쓰레기가 섞이는데 이를 분리하기에는 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쓰레기처럼 처리하는데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제가 본 사례는 인도 벵갈루루와 일본 가고시마 사례입니다.
1) 인도 벵갈루루 라인 콤포스트
인도 벵갈루루에는 ‘라인 콤포스트’ 방식이 있어요. 저희로 말하자면 ’00로’라고 구획된 한 동네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동네에서 퇴비화하는 방법인데요.
집마다 음식물쓰레기 통이 걸려 있습니다.
한 집의 뒷마당에 이런 정체 모를 녹색 통이 보입니다. 바로 이 동네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퇴비함입니다.
https://blog.naver.com/hi_gomson/223701935022
이렇게 동네에서 모은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과정에 동네 공원의 낙엽이나 각 집들 마당에서 나온 낙엽이나 식물 잔재물을 넣습니다. 우리 동네 유기물 잔재물을 섞어서 적정기술로 퇴비화하여 텃밭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곳도 라인 콤포스트가 이뤄지는 동네 작은 공원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어린이 공원 같은 곳인데 그 귀퉁이에 퇴비 만드는 간단한 구역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이 낮은 콘크리트 담안에 낙엽이 뒤덮여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질소질인 이 동네의 음식물 쓰레기가 높여 있고 그 위에는 역시 이 동네에서 발생한 탄소질 재료인 낙엽들을 한껏 덮어두었습니다. 이렇게 질소질과 탄소질이 모여 자연스럽게 퇴비가 됩니다.
낙엽 안에 든 쓰레기는 이렇게 따로 분리해서 버립니다.
2) 일본 가고시마 사례
가고시마는 고구마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곳에서는 소각장 신설에 반대하며 제로웨이스트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가고시마에서 나온 낙엽, 식물 잔재물과 섞어 퇴비화하고 있습니다.
낙엽과 나무 가지를 잘게 자른 탄소질 재료와 음식물 쓰레기인 질소질 재료를 섞어 퇴비화하는 모습입니다.
원래 고구마 자르는 기계였다고 해요.
이 기계는 원래 고구마를 자르는 기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빠른 분해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와 식물 잔재물을 자를 기계가 필요했고, 그래서 가고시마에 많은 고구마 기계를 변형해 사용 중입니다. 새로 기계를 사려면 가격이 높아 중고 고구마 기계를 활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지!
그렇게 완성된 퇴비는 다시 가고시마의 논밭에 유기물 퇴비가 되어 뿌려집니다.
이렇게 탄소질인 갈색의 톱밥도 음식물쓰레기에 섞어줍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 통인 파랑 통을 물로 설거지 하지 않고 퇴비화시키는 톱밥으로 닦아서 정리하다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통에 물 한방울도 쓰지 않고 음쓰통을 닦아낸 톱밥마저도 다시 퇴비화하는 것인데요. 이 정도되면 걍 쓰레기 덕후는 갬동의 눙물을…
결론적으로 소규모 적정기술로 마을 단위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한다면 탄소질인 낙엽도 퇴비화할 수 있습니다. 과연 제가 사는 동네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낙엽을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멋진 방법이요!
이렇게 탄소 발자국 남기면서 인도와 일본 사례를 보고 왔으니, 제가 사는 이곳에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1) 서울환경연합 신비한 생물사전 유튜브
2) 네이버 카페 아이탑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 만들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