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재사용 컨소시엄(ARC)이 2024년 1월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설립되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13개국의 시민 사회 조직(CSO), 기업, 정부 등이 일회용 문화에 맞서는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인 해답인 재사용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 모인 것!
재사용 모델은 일회용과 반대로 지역 사회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는 좋은 대안이다. 현재 플라스틱 포장재의 약 1/3 정도가 환경으로 유입된다. 일회용을 쓰고 버리는 현재의 문화로는 플라스틱과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 재사용 사회로의 전환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재사용 시스템을 도입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30% 줄이고 포장 생산으로 인한 온실 가스 배출을 무려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일회용 문제의 해답으로 재사용이라는 답이 이미 나와 있다!
재사용 시스템의 성공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적 변화에 달려 있다. 아시아 재사용 컨소시엄은 기업의 이니셔티브와 지방 및 국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1월에 시작된 컨소시엄은 몇 차례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그 중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의 다양한 재사용 사례를 다룬 한 집담회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재사용은 혁명이지, 암! 시스템의 대대적 전환이니까. 그래서 이토록 오래 걸리고 저항이 많은지도.
섹션1: 우리 동네 리필스테이션 모델을 해보니…
첫번째 섹션은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제로웨이스트 & 리필스테이션 가게 확산을 위한 사례를 모아보았다.
1. 베트남 호이한 Refillables Dong Day
제로웨이스트 샵 창립자와 캠페이너가 함께 사례 발표! 약간 알맹상점 같은 느낌이었는데, 제로웨이스트와 리필 샵이기도 하지만 정책, 캠페인도 열심히 하고 제로웨이스트 교육도 열심히 하는 사례였다.
‘리필러블동데이’는 오픈한지 5년 이상 된 베트남 최초의 리필스테이션이자 제로웨이스트 가게로, 17개 제품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200개 이상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호이안에 2개 지점, 하노이에 1개 지점으로 총 3곳의 샵이 운영 중이며, 2024년 6월 기준 88,500개 이상의 용기를 저감하였다. 7명의 전업 매니저와 4명의 파트타임 매니저를 고용 중이다.
단순히 가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협업해 포장재 개선, 공급물품 변화, 정책 변화 등을 이뤄냈고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한다.
2. 그린피스 필리핀 : 구멍 가게를 활용해 리필샵으로!
그린피스 필리핀에서는 동네 작은 잡화점에서 일회용 파우치 (sachet) 제품 대신 리필하는 재사용 프로젝트를 실행해보았다. 동남아와 남아시아에서는 일회용 파우치에 샴푸, 린스, 바디워시, 세제 등의 제품을 담아 판매하는데 이 포장재는 재활용도 되지 않고 가벼워서 환경에 막 버려지기 쉽다. 또한 이 국가들이 쓰레기 처리 인프라가 약한 곳들이라 일회용 비닐들이 해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에서 1,200곳 이상의 작은 슈퍼를 모아 리필 제품을 제공하고 일회용 파우치 대신 리필 제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였다. 기존 슈퍼를 리필샵으로 일부 전환해 운영하다니… 이거지, 이거.
이 프로젝트의 결과 6~8주 사이에 40개의 가게에서 일회용 파우치 제품 56,504개가 모두 리필제품으로 전환되었다! 손님들은 일회용 파우치 제품 대비 리필할 때 평균 2배 정도 비용을 절감했고, 가게의 경우에도 약 15%의 수익이 향상되었다.
앞으로 지속가능하게 리필샵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벌크 제품이 늘어나고 주문 시스템이 잡혀야 하고, 영세 상인들이 리필샵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금과 관리가 필요하다.
3. 인도네시아 섬 지역을 거점으로 리필샵 시행
Toko Cura’라는 다이버 해양 쓰레기 클린 행동에서 한 섬의 가게들을 리필샵으로 운영하게 한 프로젝트다.
사진에서 보듯 동네의 작은 잡화점에 일회용 파우치 대신 리필제품을 도입해 대안을 마련한 사례!
질의응답 시간 : 좋은 내용이 많았으나 일 끝내고 자정부터 듣는데 이게 2시간 40분짜리 집담회야! 영어야! 안 졸고 어떻게 견뎌… 대략 들으며 메모 했는데, 졸면서 지워버렸는지 다음날 정신 차리고 암만 찾아도 안 나온다… 패쓰해야지, 운명적으로다가… (궁금함녓 1시간 15분 정도부터 셀프로 들어보세요:)
섹션 2: 재사용 시스템, 셀프 리필이 아니라 기업이 해주는 재사용!
두 번째 섹션은 제로웨이스트 샵이 아니라 기업에서 재사용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들이다. 소비자가 자기 용기를 직접 들고 가고 세척하는 셀프 리필이 아니라 기업이 용기를 반납받아 세척하고 재사용하는 자동 리필 모델이다.
1. 인도네시아 : 유니레버 등 기성 제품을 재사용 용기에 유통시킨 Alner
기성 제품을 쓰레기 제로, 더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재사용 용기에 리필해서 판매하며, 소비자는 용기를 반납만 하면 된다. 세제, 화장품, 소스나 음료수 등 식제품까지 모두 취급한다.
인도네시아의 700개 가게 작은 가나 개인들이 방문 판매 형태로 재사용 제품을 판매한다. 특이한 점은 가게가 아니더라도 개인이 방문판매 형태로 재사용 제품을 홍보하고 용기 회수하면서 활동하는 점이다. 아니 암웨이나 애터미 같은 다단계 판매 회사들이 재사용 제품 판매를 하면 것도 혁신적이겠군! 이런 영감을 얻었달까. 천재적이군… (이러다 나님은 재사용 제품 다단계 회사를 차릴 망상에 빠져버림)
사람들이 잘 아는 네슬러 같은 유명 브랜드 중 일부 제품을 재사용 용기로 유통한다.
프로젝트 성과를 따져보니 용기 회수율은 약 70%, 적극적으로 구입하는 손님 비율 10% 증가, 재사용 모델로 전환한 가게는 35% 정도 된다.
Alner의 도전 사례는 리필 재사용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스케일업!) 주류화하는 획기적인 대안이다. 부디 성공하길! (인도네시아 선진 사례 견학 갈 거다…)
2. 인도 노점상 재사용 용기 대여 서비스
인도는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법이 시행중이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음료 식품 분야에서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된다. 시장에서 비니루에 장 보는 거 세계적 국률인 풍경….
길거리 짜이 집인데 코로나 이후로 유리컵과 동시에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컵이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사진처럼 전통적으로 인도의 길거리 노점들은 재사용 제품을 사용하면서 쓰레기 배출도 안 했지만, 결국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희생자이다.
인도인들이 평균 한 해에 11킬로의 플라스틱을 소비할 때 미국인들은 그 10배인 109킬로의 플라스틱을 소비한다. 그럼에도 인도에서는 노점상에서도 재사용 용기를 보급하고 사용하는 대안들이 활발히 진행중이며, 인도 전통 스텐 도시락인 ‘티틴'(tiffin)을 이용한 재사용 용기 배달업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티틴
인도네시아 재사용 식기 대여업체 서비스
여러가지 소재의 재사용 식기를 행사나 케이터링 등에 대여해주고 세척 관리하는 서비스다. 한국으로 치면 트래시버스터즈 같은 서비스인데, 이런 서비스야말로 회수를 해야 하므로 지역 내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에서 사용할 컵을 경기도까지 실어와서 세척하는 물류 비용은 어쩔… 그래서 각 지역마다 다회용 대여업체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
그동안 우리가 들었던 말은 재사용이 비싸다, 불편하다, 비위생적이다라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오늘 집담회에서 정확히 반대의 말을 들었다. 지속가능하고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하다! 오늘 이야기 된 통계들만 봐도 그렇다. 가게 수익은 15% 증가, 소비자가 200% 비용 절감, 700명의 노점상 조직, 수백만 개의 일회용품 저감… 그렇다면 이 세상의 모든 제품을 재사용 리필로 못 바꿀 이유가 있을까. 와이낫?? 재사용 사회는 충분히 가능한 미래다.
아시아 각국 사례를 통해 도시나 시골이나, 온라인 쇼핑, 축제나 행사, 기성 제품, 노점상 등 모든 영역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규모를 확장하는 ‘스케일 업’ 즉 주류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3가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 아시아의 일회용 파우치 제품을 없애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거나 규제되어야 한다.
- 우리는 오늘 사례들을 모두 복사해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규모를 키워서 재사용을 주류로 만들어야 한다. 비즈니스, 연구, 소비 등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
- 정책이 중요하다. 진짜 대안인 재사용 모델은 일회용품 금지라는 규제가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작동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선형 경제의 값싼 모델이 초기 비용이 비싼 순환 경제보다 경제적이라 재사용 모델이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뼈 때리는 마지막 마무리 멘트였다. 그럼에도 열심히 각자의 자리에서 재사용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쓰레기 덕후들 화이팅! 아시아에는 우리와 같은 쓰레기덕후들이 아시아 재사용 컨소시움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