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라잎의 화장품 리필스테이션 확대를 위해 제도적, 사회적 개선사항을 잘 짚은 글.

![]() 화장품 리필 스테이션, 대체 뭔일? 리필스테이션의 과거 한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년전쯤, 야심차게 출발했던 화장품 리필스테이션들- 제로웨이스트 활동의 일환으로 기업이 앞다퉈 설치했던 매장이에요.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레거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플래그십 스토어, 아모레 스토어 광교를 오픈하며 업계 최초로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시했습니다. 클린뷰티의 선두주자인 아로마티카도 사옥 1층에 카페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했죠.지자체 중 가장 열심이었던 곳은 서울이었습니다. 서울시는 곳곳에 ‘제로마켓’을 선보이며 빠르게 제로웨이스트를 확산시켰어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여러 지점에 리필스테이션을 설치했으며 알맹상점 같은 전문 단독매장도 많이 출현했습니다. |
리필스테이션의 현재현재 운영하는 브랜드 중 세 곳을 들렀어요. 이태원 ‘노노샵’(No plastic No animal product)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이 연 제로웨이스트 카페. 친환경 관련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해요. 화장품뿐 아니라 비건 식품, 친환경 생활용품, 세제 등도 판매해요. 비건 디저트 카페도 함께 운영 중.화장품 리필스테이션 코너- 다양한 브랜드의 고체 치약과 비누, 종이튜브 혹은 포장을 최소화한 화장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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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 아로마티카는 친환경 1세대 화장품 브랜드예요. 비건이란 용어가 낯설때부터 비건 베리파이드 마크를 획득할 정도로 클린뷰티에 진심. 아모레 퍼시픽과 함께 화장품 특화 제로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투톱 브랜드로 어쩌면 아로마티카가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사옥 1층에 카페와 함께 야심차게 운영했던 공간이 지금은 지하 1층 한켠에, 그것도 고객이 문의할때만 안내하는 작은 공간으로 축소되었어요. 직원의 안내로 가본 제로스테이션- 단체 고객 대상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이었어요. 대형테이블과 아로마티카의 친환경 노력을 전시하는 공간 한 켠에 돔 형태의 기계가 놓여있었어요. 전체적으로 많이 위축된 느낌! 언젠가는 원래의 자리를 되찾기를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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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 ‘알맹상점’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최초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 이태원 노노샵과 비슷해요. 대나무 칫솔, 고체치약, 천연수세미 등 플라스틱이 없는 친환경 제품 위주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와 세제, 샴푸, 비누, 치약 등 생활용품 리필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다른 리필스테이션과의 차이는 제로 웨이스트 문화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한다는 점. 알맹상점은 2018년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시작된 ‘알짜'(알맹이만 찾는 자)들의 환경 모임에서 시작됐어요. 쓰지 않는 장바구니를 모아 대여하고, 용기없이 알맹이만 사는 작은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나간게 국내 최초의 제로웨이스트샵까지 이어졌어요!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데 진심인 알맹상점은 전국의 제로웨이스트샵과 연대하고, 자원순환 쓰레기 회수센터를 운영하며, 환경 강좌와 워크숍 같은 교육과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에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알맹상점 세 분 대표님의 열정과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알맹상점 상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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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가장 큰 걸림돌, 조제관리사 현행법상 화장품 리필스테이션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상주해야 해요. 화장품을 용기에 소분·충전하는 행위가 법령상 ‘제조’에 해당하기 때문이에요. 이 자격증은 따기도 까다롭고, 활용도가 크지 않다보니 도전하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아 관리자를 구하기 어려운 게 현 실정이에요. 당연히 화장품 리필스테이션은 확대되고 발전될 수가 없겠죠. 따라서 소비자들은 외면하게 되고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게 됩니다. 과연 돈이 될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지만, 모두가 속으로 고민하는 질문이 있어요. “과연 돈이 될까?” 화장품 브랜드사는 포장 없이 내용물만 공급하면 당연히 수익이 떨어져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는 소매점은 공간과 인력 투입에 비해 과연 이득이 될지 확신이 들지 않죠. 소비자 역시 친환경은 좋지만, 교통비와 번거로움까지 감안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안고있는 수익성의 문제, 리필스테이션이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고객이 리필스테이션을 찾지 않는 이유 매장 접근성이 낮은 점‘편세권(편의점이 가까운 지역)’, ‘다세권(다이소가 있는 지역)’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마트 인접 여부가 거주 결정의 한 요인이 되는 우리나라에서, 적은 수의 리필스테이션은 이용에 많은 핸디캡을 안고 있어요.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에는 1시간쯤 걸리는 거리를 간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점리필스테이션에서 제공하는 상품의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소비자 불편으로 지적돼요. 용기까지 들고 먼 길을 힘들게 찾아갔는데 딱히 살 만한 게 없다면 재방문하고 싶지 않을 수 있어요. 특히 세제나 샴푸 같은 일부 품목에만 국한되어 있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
화장품 리필스테이션,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인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리필스테이션은 단순히 소분만 하는 역할인데, 이 자격증은 너무 과하지 않나요? 리필스테이션에 맞는 별도의 자격 제도를 만들거나, 정기적인 위생 교육으로 대체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어요.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리필 제품 출시를 의무화하고,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지원을 해주는 등,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어요! 기업의 혁신이 필요해요. 소비자들이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려 노력하듯, 기업들도 쓰레기 감축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해요. 리필스테이션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리필팩이나 대용량 제품을 늘리는 것도 대안입니다. 다행히 지난 K-서스테이너블 세미나데이에서는 제로웨이스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 바이오스펙트럼 (술지게미 등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원료 개발) △ 셀피코스랩(임업 부산물을 활용한 생분해 소재 화장품 용기) △ 유니자르(물 사용량 0%. 효능 극대화 부피 최소화 파우더 제형 화장품) △ 와이생활랩: 원부자재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타블렛 제형 샴푸 등 많관부~ 소비자 경험을 개선해야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접근성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와 연계한 미니 리필스테이션은 어떨까요? 스마트폰으로 근처 리필스테이션의 위치와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또한, ‘리필’에 대한 경험과 가치를 ‘힙’한 것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와 인식이 뒷받침돼야리필스테이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의 투자가 중요해요. 당장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속가능한 우리의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