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람입니다:)
지난 2월, 서울 망원동에 자리잡고 있는 수리상점 곰손에 다녀왔어요!
몇 년 전부터 제가 살까 말까… 100번 정도 고민했던 가방 덮개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요. 🎒
당근을 들락날락 하면서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기다렸지만 찾지 못했고, ‘진짜 나한테 필요한 걸까?’하는 근본적인 의문도 품으면서 마음 한 구석에만 간직하고 있던 소장욕구를 ‘업사이클링’, ‘DIY’로 결국은 풀어냈습니다. 🤭
곰손지기님이 주신 따땃한 차 한 잔과 함께 우산 수리에 대한 강의를 먼저 들었어요.
수리권이 왜 필요한지,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지 않고 왜 새로운 것을 찾게 되는지, 우산은 어떻게 버려지는지 등에 대해 말씀해 주셨어요.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 기존의 제품이 멀쩡하거나 약간의 흠만 있어도 사용에 불편함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꼭 새로운 물건을 사야만 해소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되잖아요.
저는 새로운 휴대폰 기종이 등장할 때마다 ‘약정이 끝나면 새 기종으로 바꿔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조금의 흠이 있어도 수리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죠. (오히려 새 제품을 사야하는 좋은 명분으로 여겼습니다..ㅋㅋ😅)
몇 년 전 미니멀리즘을 접하고, 얼마나 많은 물건들에 둘러싸인 채 살고 있는지 깨닫고 나니 (약간의 과장 보태서) 소비욕구, 소장욕구가 싹 사라졌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은 2020년에 네이버에서 중고로 구매해 잘 사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적어도 2~3년은 더 사용하고 싶은데 배터리 효율이 낮아진 것 같아서 조금 속상합니다. ㅎㅎ (갤럭시 노트 배터리 교체 워크숍도 열어주세요…)
아무튼! 각자 어떠한 계기로 물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곰손의 워크숍과 수리권에 대한 목소리가 많은 이들에게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강의였답니다.
강의를 들은 후, 우산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우산의 살대와 우산천을 이어주는 바느질을 가위로 잘라주는 작업이었어요.
우산 살대는 나중에 다른 우산을 수리할 때 좋은 부품이 된다고 합니다. 👏
가위질을 마치고 나면 이렇게 커다랗고 동그란 우산천이 펼쳐집니다!
우산 기둥이 있던 가운데 부분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와펜으로 잘 막아 바느질했습니다. (바느질의 굴레…)
그리고 가방의 크기에 맞추어 초크로 표시한 다음, 가방의 옆면 만큼의 여유를 주고 제단합니다.
아름다운 무한 바느질의 현장⭐️
가장자리를 무한 홈질하여 고무줄까지 끼워주면 가방 덮개가 완성됩니다!
여러분, 정말 예쁘지 않나요…? (고습도치 사랑🦔❤️)
자투리 우산천으로 파우치까지 야무지게 만들었어요.
끈은 우산에 달려있던 찍찍이 재활용! ㅋㅋㅋ🥳
마침 진눈깨비가 오는 날이라 의도치 않게 성능 테스트까지 거쳤습니다. 후후.
덮개 안에는 뽀-송하답니다. (당연함. 우산 천임.😇)
몇 년 동안 사지 않고 버틴 보람이 있는 가방 덮개를 직접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답니다.
곰손에서는 매번 다양한 수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이 열려요!
마감되기 전에 여러분도 서둘러서 신청해 보세요🛠️
그럼 저는 비 오는 날을 기다리며… 가방 덮개 모시고 기우제를 지내러…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