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을 기다렸지만 화장품 용기 재활용 어려움 90%
2021년 3월 24일부터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가 시행된다. 화장품 용기는 90%가 <재활용 어려움>으로 평가되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화장품 업계는 화장품 용기 예외 적용을 통해 오명을 피하려 했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더 큰 반발에 부딪쳤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대한화장품협회는 지난 1월 27일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재활용 어려움 제품 100% 제거(Recycle)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리필 활성화(Reuse) △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
화장품 용기는 성분과 기능에 따라 유리, 플라스틱, 도자기, 금속 등 다양한 재질이 혼합 사용되고있어 화장품 용기의 90%는 복합재질 및 기타(OTHER)로 재질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년 전 환경부는 포장재 재활용률 제고를 위해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를 도입하였다. 하지만 화장품업계는 아무런 대책없이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10년을 기다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기업의 이윤을 따라 마냥 기다릴 수 없다. 화장품 용기 재질개선이 시급하다.
PET-G는 PET가 아닌 더 나쁜 플라스틱
2018년 전세계 화장품 용기 판매 기준, 전체 용기 중 플라스틱은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판매량으로 치면 659억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플라스틱 용기 문제 해결은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화장품에 사용된 플라스틱 중 PET 역시 문제다. PET의 재활용률이 높을 거라는 통념과 달리 화장품 용기로 쓰이는 PET-G는 기존 페트보다 두께가 두껍고 색깔이 들어 있어 일반 페트병 재활용을 방해한다. PET-G 또한 PET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별이 어려우며 용기 자체에 라벨이 인쇄되어 있는 경우 일반쓰레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은 더욱 낮아진다. 화장품 중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 바디제품의 경우 기초화장품이나 색조화장품보다 부피도 크고 재질 단일화가 쉬워 더 빠른 재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 더 좋은 제품처럼 보이기 위해 재활용이 되지 않는 PET-G 용기를 사용한다.
바이오 원료는 해결책이 아니다
또한 바이오 원료를 이용한 생분해 플라스틱 용기 역시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국내 쓰레기 처리 방식은 소각이 대부분이라 생분해 플라스틱 처리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생분해 플라스틱 처리 인프라를 갖추지 않는 한 생분해 플라스틱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미 화장품 기업 중 일부 친환경 브랜드는 재활용되기 쉬운 단일재질 용기를 사용하고 펌프에서 금속 스프링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시행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포장재를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장품 플라스틱의 민낯, 재질개선으로 책임져야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세계 8위 규모로, ‘K-뷰티’라 할 만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고 화려해진 만큼 화장품 업계가 아름다움 뒤에 감췄던 플라스틱 쓰레기의 민낯도 드러나고 있다. 화장품이 일상 필수품인 시대에 화장품 업계는 쓰레기 문제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소비자는 분리배출 표시가 된 모든 화장품에 재활용 비용을 지불해왔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는 아무리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애초에 재활용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해왔다. 화장품 용기의 재질을 바꾸지 않는 한 답이 없다. 그동안 생산된 수많은 화장품 제품의 90%가 이미 재활용되지 못한채 버려졌다. 화장품 기업들은 지금 당장 재질 개선을 시작하라.
*문의: 녹색연합 허승은 (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2021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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