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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거대 석유회사의 프래킹과 플라스틱 생산

이네오스(Ineos)라는 기업을 들어보셨나요? 저는 제가 모르는 속옷 브랜드인가 했습니다만, 2019년 글로벌 상위 5대 화학회사에 등극한 석유화학 기업이라고 합니다.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유럽 최고의 생산업체입니다.

이네오스는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화석연료의 부산물을 플라스틱 원료로 전환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이네오스는 석유화학 공장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빠른 성장을 거듭하다 2008년 금융 위기 때 자금난을 맞딱드렸어요. 대표적인 Grangemouth 공장 폐쇄를 고려해게 되었는데, 이 때 모건스탠리 등의 투자처에 환경 파괴가 극심한 프래킹 가스 (수압파쇄 추출)라는 신규 사업을 제안하면서 막대한 부채를 장기간 유예 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 생산 비용을 줄이고 생산은 늘리기 위해 대서양 횡단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수압파쇄는 땅 속 깊이 암반까지 드릴로 구멍을 내고 고압의 액체를 주입해 화석연료 찌꺼기를 땅 위로 끓어올리는 방법입니다. 엄청난 화학물질 사용, 물 오염, 토양 오염 등을 가져오므로 반대가 극심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화석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이에요. 😱😱

그런데 수압파쇄로 추출한 화석연료에는 건성 가스(메탄)과 습성 가스 (에탄, 프로판, 부탄)이 포함돼 있습니다. 오랫동안 습성 가스는 부산물로서 산업 공정에서 쓸모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북미 등에서 수압파쇄 기술이 급속히 확장되면 이 부산물이 너무 많이 생산되었고, 그 결과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갑니다. 펜실베니아에서만 최근 10년 동안 10,000개 이상의 수압파쇄 유정이 생겨났거든요. 😰😰

그러자 이 싸고 버려지는 습성 가스에서 플라스틱을 만드는 에탄올을 만드는 사업이 떠오르게 됩니다. 수압파쇄 산업과 석유화학 및 플라스틱 산업 모두 신이 난 거죠. 못 팔던 부산물을 돈 받고 팔게 되었고, 원료 값이 떨어지니 생산 비용이 절감되니까요. 아이고..😰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수압파쇄 공법과 연관된 플라스틱 및 석유화학 시설 투자 추이(출처: Plastic Atlas, https://www.boell.de/en/plasticatlas)

이네오스는 미국의 수압파쇄 유정에서 퍼낸 습성 가스를 대서양을 넘어 스코트랜드와 노르웨이 플라스틱 공장으로 옮기는 선단을 의뢰합니다. 또한 대서양을 횡단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운송하는 에탄은 폭발성이 매우 높고 파이프라인이 내륙까지 연결되므로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휴스턴, 펜실베니아에서 생산된 에탄을 스코트랜드, 노르웨이, 벨기에, 독일 공장으로 옮기 대서양 횡단 프로젝트 모습, 출처: Plastic Atlas(https://www.boell.de/en/plasticatlas)

이미 지난 10년 동안 유럽의 거의 모든 이네오스 시설에서 화재, 가스, 기름, 독성물질 노출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온실가스와 대기 오염물질도 엄청나게 발생합니다. 이네오스는 2019년 스코틀랜드에서 최악의 대기오염원으로 등극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시민들의 거센 저항 덕에 정치인들이 움직였고, 스코틀랜드와 영국 모두 현재 수압파쇄 공법 시행을 유예하였습니다. (모라토리엄 선언) 그러자 이네오스는 미국 텍사스로 눈을 돌려 시추 면허를 구입하고 파쇄 허가를 신청하였어요.

결국 이네오스 등의 플라스틱, 석유화학 기업을 끝장 낼 사람은 정치인이나 정부기관, 플라스틱 제품 사용자가 아닐 거에요. 이네오스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석유화학 거대 기업에 맞서는, 대서양 양쪽의 크고 작은 공동체의 끈질기고 열정적인 사람들에 의해 무너질 것입니다. 영국의 활동가들이 수압파쇄 공법을 막아내면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입증했으니까요.

플라스틱은 이렇게 거대한 석유화학산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플라스틱을 덜 쓰고 제로 웨이스트를 하는 실천은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석유화학 산업과 절연하는 최소한의 시작점이 됩니다. 그러니, 오늘 나라도 텀블러를 써야지 어쩌겠어, 하고 뭐라도해보는 우리가 거대한 석유화학산업에 거부권을 행사한 거 아니겠어요. ㅎㅎ 같이 해봅시다. 이 시대의 절망에 거스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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