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71213081341853
여러분은 어떤 화장지를 사용하고 있나요?
‘깨끗함’을 강조하며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화장지는 천연 펄프로, 나무를 베어 만든 소재입니다. 새것이죠.
그렇다면 종이팩을 재활용한 재생 펄프로 만든 화장지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유팩 자체를 만들 때 사용한 천연 펄프를 재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죠.
공공기관의 경우 녹색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지만, 재생 펄프 화장지를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제조 업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600억 원 규모의 화장실 휴지 비용에 재생 펄프 화장지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죠.
지원금도, EPR 분담금도 받지 못하는 재활용 화장지 업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순환경제, 자원순환 사회 형성을 위해서 국가가 가장 먼저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한해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화장실용 화장지 규모는 약 600억원이다. 과거에는 재활용 화장지가 과반이었지만 현재는 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100% 새 천연펄프로 만든 화장지가 저렴한 가격에 국내로 점점 더많이 유입되고 있다. (…) 지난해 위생용지 수입량(15만톤)은 전년 대비 41.7% 늘었고 이중 99%가 중국과 동남아 물량이었다.
공공기관은 녹색제품구매법과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녹색제품(환경인증 등을 획득한 제품)을 구매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를 어겨도 따로 규제는 없어, 국방부의 경우 수년째 입찰 공고에 “재활용 화장지는 구매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다른 공공기관들도 재활용 화장지 구매를 줄이는 추세라고 전해졌다.
우유팩을 재활용했다고 화장지의 흡수성과 강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우유팩의 펄프 자체도 강도가 강하고, 재활용 화장지라고 100% 폐우유팩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70%는 새 펄프다. 나머지 30%는 폐우유팩과 폐종이컵이다.
화장지 업계는 영세하지만 전국적인 우유팩 재활용의 사이클을 지탱한다. (…) 류정용 강원대 종이소재과학과 교수는 “현재로서 우유팩은 화장지로 재활용했을 때 경제 효율이 가장 크다”며 “화장지 원단 업계가 재활용을 포기하면 전체적인 재활용 사이클 자체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화장지 업계가 받는 정부 지원은 없다. 우유팩을 재활용하면 세척 등 공정 때문에 새 펄프를 쓸 때보다 제조 비용이 약 2배 더 들지만 정부가 분담하는 부분은 없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상 분담금도 없다. EPR은 우유팩같은 폐기물을 생산한 업체들에게 분담금을 거둔 뒤 재활용 업계에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우유팩 1kg당 195원 분담금을 걷지만 폐우유팩을 수거하는 업체들에만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