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켓(sachet)을 사용한 것은 20여 년 전 인도를 여행할 때였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달린 사탕봉지처럼 형형색색의 1회용 샴푸와 컨디셔너 등이 달려 있었고, 가벼운 짐이 절실한 여행자 입장에서는 꽤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켓은 액면가 그대로 일회용인데, 딱 한번 사용할 분량이 들어있고 쓰고 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합재질 플라스틱(아더)거나 재활용 가치가 낮은 비닐 포장이라 재활용 분리배출도 소용 없다. 말 그대로 일회용 쓰레기다.
이 손바닥 크기의 일회용 비닐 파우치는 유럽, 미국, 한국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케첩이나 화장품 샘플이 들어있다. 그러나 인도, 동남아, 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의 광범위한 나라에서 세탁세제에서 조미료, 과자, 샴푸, 린스 등 모든 생활용품에 사용된다. 물론 그만큼 버려지고 재활용 안 되는 플라스틱도 많아진다.
스리랑카에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막고자 20밀리 이하 소분 포장된 일회용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올레!) 그러나 유니레버는 6밀리 짜리 제품 4개를 묶어 20밀리 이상이라며 여전히 소켓 판매를 하며 규제를 피해간다. 더군다나 스리랑카의 규제가 필리핀, 인도 등에도 적용될 기미를 보이자 이를 막는 로비에 나섰다. (헉!) 유니레버, 왜 이러니 증말… 우리가 한국 유니레버라도 압박할 방법이 있을까.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