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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1회용품 규제 유예 A to Z 반박해드립니다

소상공인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유예하겠다는 환경부!

총선을 대비해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다, 전 정부의 정책을 엎으려는 움직임이다, 별별 말이 쏟아지지만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유예로 인해 환경부는 모두에게 신의를 잃었다는 점입니다.

소상공인을 위한다고 나섰지만, 정작 이랬다가 저랬다가 규제를 뒤흔드는 바람에 소상공인의 혼란은 가중되었고,

규제가 그대로 시행될 것이라 믿고 친환경 물품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줄줄이 곡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환경 단체, 친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은 당연히 분노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시민 의식은 매우 후진적인데, 여기에 ‘환경부’가 낭떠러지까지 떠밀어버린 셈이죠.

(일회용품에 대한 시민 의식이 후진적이라는 것의 이유는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일회용품들과 물건 구매 후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는 비닐봉지와 나무젓가락, 축제와 행사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되는 일회용품과 그 주위의 쓰레기통 모습 등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오염의 종식은 커녕, 이미 시행 중인 규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할 노릇입니까.

그래서 ‘이 답답한 마음, 우리끼리 얘기라도 하자!’라는 생각으로 서울환경연합의 박정음 팀장님, 쓰레기 박사 홍수열 소장님, Reloop 손세라 활동가님 세 분이 줌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To. 환경부

우리 이야기에 반박 시 님 말 다 틀림😊

투명 공백

규제의 합리화

넛지형 정책, 즉 규제와 단속 대신 업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정부의 입장!

  • 슈퍼마켓, 베이커리, 편의점 등 비닐봉지 정책 : 단속하지 않고 쭉 계도하는 것으로
  •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 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진행 상황을 보면 무기한 단속 유예
  • 종이컵 :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행 규칙 개정까지 하겠다는 것
  • 응원 용품, 우산 비닐 : 규제 유지 > 그러나 사각지대가 있음. 응원 용품의 경우 구단이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규제 대상이지만, 관람객들이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은 규제 대상 아님. 실효성 떨어짐.

비닐 봉지

환경부는 편의점의 비닐 봉지 사용 사례를 예시로 들며 ‘비닐 봉지 사용의 대안이 이미 안착되어 있다. 그러니 별도로 규제할 필요성이 없다. 지금과 같이 계도하면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환경부 보도자료에서는 장바구니, 생분해성 봉투, 종량제 봉투 등 대체품 사용이 안착되었다고 나와있습니다. 편의점 산업 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편의점 5개사가 2023년 상반기 사용 실태를 조사했을 때 상위 70%가 생분해성 봉투였습니다. 나머지 30%가 종량제 봉투 혹은 종이 봉투의 사용이었죠. 그러니까 실제 규제의 방향에 부합하는 것은 30%입니다. 70%의 생분해성 봉투의 경우 규제가 집행되기 이전의 내용입니다만, 이전에는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으나 생분해성 봉투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규제로 생분해성 봉투의 사용을 늘려가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나 2022년 11월 24일, 규제 사항에 생분해성 봉투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생분해성이더라도 일회용 봉투임에는 변함없고, 사용량이 줄지 않았는데 환경부는 무슨 근거로 ‘일회용 비닐봉투 대체품의 사용이 안착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요?

생분해성 관련해 우리가 함께 알아야 하는 것이 환경표지 인증 제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친환경 제품 인증 기준에서 생분해성 제품 인증 대상에서 일회용품은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일회용품은 어떤 재질을 사용하든지 일회용품은 친환경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환경부가 일회용 관련해서 친환경 재질은 없는 것이며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감량이 우선이라고 발표한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하면 환경부의 비닐 봉지 사용 규제는 종량제 봉지의 사용을 늘리고, 생분해성 봉지의 사용은 감량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번 환경부의 보도자료는 완전한 입장 번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의 긍정적 변화를 고려해서 단속을 통한 과태료 부과보다는 대체품 사용을 생활 문화로 정착시켜 나가는데 주력하겠다.’라고 환경부는 말했습니다만, ‘현장의 긍정적 변화’는 과연 현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일궈진 결과일까요? 편의점에서 종이 봉투 사용률이 6.1%까지 늘어난 것, 종량제 봉지 사용이 23.5%까지 늘어난 것은 단속을 한다는 환경부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서 미리 준비한 결과입니다. 강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바뀌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플라스틱 빨대

플라스틱 빨대와 관련해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1. 종이 빨대는 눅눅해지는 문제가 있어 소비자의 불만이 매우 높다.
  2. 플라스틱 외 재질의 빨대의 경우 값이 너무 비싸다.

이러한 문제들이 제기되었으니 ‘플라스틱 빨대의 계도 기간을 연장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 품질이 개선되고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생산 업계와 논의해 나가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죠.

그럼 우리 팩트 체크해볼까요?

  • 플라스틱 빨대보다 2.5배 비싼 종이 빨대 가격?

환경부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종이 빨대가 2.5배 더 비싸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습니다만, 쭉 말해왔던 가격대는 플라스틱 빨대 10-15원, 종이 빨대 35-45원 사이였습니다. 사실 이 금액은 2019년 일회용품 로드맵을 만들면서 조사된 가격입니다. 추측입니다만, 이때 조사된! 몇 년 전의 가격을 근거 자료로써 계속 활용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박정음 팀장님이 종이 빨대 업체 사장님과 직접 연락해 알아본 결과, 현재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 개당 6-7원, 종이 빨대의 경우 개당 12-14원이라고 합니다. 빨대를 낱개로 구매하지 않으니 1,000개를 구매했을 때 종이 빨대의 경우 6,000원 정도를 더 부담하게 되고, 10,000개를 구매했을 때는 8만 원 정도를 더 부담하게 되는 꼴이라고 합니다.

‘2배 정도 비싸다’라는 것은 팩트가 맞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가격 차이가 너무나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일반 카페에서 아이스 음료를 100잔 정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500원-600원 정도의 추가 부담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루 500원-600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음료 가격 인상을 운운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가격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서 흐름을 포착해야 합니다. 환경부가 2019년에 종이 빨대 가격을 조사했을 때 45원이었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15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가격이 계속해서 인하되고 있는 것입니다. 규제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종이 빨대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가격대였으나, 규제가 집행될 것으로 생각해 우후죽순 종이 빨대 업체가 생겨났고 시장이 커지니 가격이 인하된 것입니다. 종이 빨대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눅눅하다’라는 평에는 품질 개선을 하고 연구하면서 점점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플라스틱 빨대의 규제로 인해 종이 빨대 시장이 커졌으며, 단가는 낮아지고, 품질은 개선되어 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적인 문제는 ‘도저히 규제를 시행하지 못하는 수준이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2.5배라고 하니 엄청난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액수로 계산했을 때는 하루 500원 정도의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댓글 중 ‘종이빨대도 실질적으로 내부엔 코팅이 되서 재활용이 안되는걸로 알고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 계신데요, 종이 빨대가 재활용이 안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국내 종이 빨대 생산 업체들은 재활용 테스트를 거친 상태이며, 국산 종이 빨대는 재활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플라스틱 빨대의 계도 기간을 연장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 품질이 개선되고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생산 업계와 논의해 나가겠다’

순서가 잘못되었습니다! 일단 규제를 안 하겠다는 태도가 틀렸습니다. 규제가 시행되지 않으면 기존 종이 빨대 업체의 주문량은 끊기게 됩니다. 그럼 종이 빨대 시장은 붕괴됩니다. 시장이 붕괴된 상황에서 누구랑 논의해서 가격의 안정화와 품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걸까요? 규제를 통해 시장을 형성시켜주어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가격의 안정화&품질 개선될 수 있는 것인데 시장 형성의 기반조차 없애버리겠다는 조치입니다.

투명 공백

환경부 :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가 없다고?

그렇다면 우리 쓰레기 활동가들은 어떻게 환경부에게 반박을 할 수 있을까?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해외 사례는 없을까?

🗣️종이컵 규제하지 않는 나라가 없긴 왜 없어!

Reloop 손세라 활동가님이 바-로 해외 정보를 찾아주셨습니다. (멋져…!)

물론, 종이컵을 규제하는 해외 사례가 전무할지라도 환경부의 종이컵 규제 대상 제외는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그러나 환경부가 주장한 바와 달리 종이컵을 규제하는 여러 나라들이 있다는 것은, 환경부의 자료 조사 부족이 아니었을지 의심됩니다. ^^ (이렇게 부실하게 자료 조사하면 조별 과제에서는 욕 먹던데…👀)

프랑스, 독일

  • 2023년부터 재질과 무관하게 호텔, 레스토랑, 카페에서 재사용 포장재만 사용 > 재질과 무관하기 때문에 장연히 종이컵도 사용 불가 대상!
  • 독일의 경우 테이크 아웃의 경우에도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고 있음. (플라스틱 코팅이 되지 않은 100% 종이 포장재의 경우는 포장 시 허용)

네덜란드

  • 2023년 7월 1일부터 포장 및 배달 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사용료(0.25유로, 약 400원 / 배달 용기 같은 경우 0.5유로, 약 700원)를 추가 지불해야 함.
  • 플라스틱 컵이라고 적혀있지만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 있는 종이컵의 경우에도 일부 해당한다고 명시되어 있음. > 플라스틱이 종이에 조금만 붙어있어도 그건 종이컵이 아니라 플라스틱 컵이다!
  • 2024년 1월부터는 식당 뿐만 아니라 일반 사무실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사무실에서도 종이컵의 사용이 금지되며 축제, 행사, 스낵바, 푸드트럭 등 모든 식음료가 구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없음.

룩셈부르크

  • 2024년 1월부터 현장에서 식사하는 모든 식당에서 사용되는 모든 컵, 수저, 용기는 재사용 가능해야 함. > 플라스틱 감량 측면에서도 접근하지만 유럽의 재사용 목표 달성을 위한 일회용 포장재의 규제!
  • 2023년 1월부터 식당 내에서 소비하는 일회용품 규제, 2025년 1월부터 가정 배달 및 포장 음식 역시 모두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로 사용해야 함.

칠레

  • 2021년 5월을 기준으로 향후 3년 동안 식음료에 사용하는 일회용 포장재를 점진적으로 규제! 일회용 포장재는 재질에 관계없이 재사용 되지 않는 모든 식음료 포장재로 정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 2022년 6월 30일, 상원 법안 제54호에서 ‘일회용 포장 및 일회용 플라스틱 식품 서비스 용품을 규제 : 일회용 플라스틱(각주_플라스틱 코팅 포함)’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와의 테이크 아웃 커피에 대한 문화 차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소비량이 많기 때문에 ‘일회용 컵=플라스틱 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해외의 경우 따뜻한 커피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일회용 컵=종이컵’의 공식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나라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회용 컵이라고 했을 때 그 컵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지, 종이로 만들어졌는지 재질을 구분하지 않고 ‘일회용’이면 사용 억제를 하는 방향으로 규제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2030년까지 플라스틱 디렉티브를 정하고 있습니다. 각 국가마다 어떤 순서로 도입할 것인지는 다르지만 네덜란드 같은 경우 일반 사무실에서조차 일회용 컵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상당히 앞서간다고 볼 수 있죠. 다른 나라에서는 개인이 슈퍼마켓에서 일회용품을 구매하는 것까지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네덜란드는 국민 개인의 일상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올해부터 일회용품의 사용을 규제하고, 네덜란드의 경우 내년부터 규제하겠다는 건데,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의 환경부가 놓친 것이죠. 현재 환경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2019년 규제 로드맵이 만들어질 때 조사된 데이터를 두고 해외 동향을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손세라 활동가님도 환경부의 발언에 많은 의문을 가지며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플라스틱 규제’이니 ‘플라스틱과 종이’를 각각 생각하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여담(?)이지만, 영국 버밍엄에 한국 공무원들이 많이 있는데 버밍엄의 경우 일회용품 규제를 하면서 종이컵의 사용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일회용품 규제에 대해 영국의 사례들이 많이 인용되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1회용 컵 보증금제 같은 경우에도 스코틀랜드에서 검토했다가 무산된 사례도 있습니다. 영국의 규제 방식과 유럽 대륙의 규제 방식이 상이한데 한국 정부가 편향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유럽 등의 해외 사례를 확인했을 때 매장 내 종이컵의 사용까지 금지하는 것은 한국이 여느 나라보다 빠르게, 선도적으로 플라스틱의 사용 감량과 일회용품 사용 감량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인데, 1등하는 게 불안한 건지… 다른 나라 핑계를 대면서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환경부’가 나섰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해외의 동향을 살펴보니 두 가지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라는 환경부 주장이 틀렸다.
  2. 선진국 중 우리나라처럼 매장 내 테이블 위에 종이컵을 쌓아두고 고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은 없다.
라이브 방송에 달린 댓글인데요, 해외에서는 물이 유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은 당연하게도 물이 무료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식당에서 테이블 위 종이컵을 산처럼 쌓아두는 모습이 목격되는 것입니다.

고삐 풀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환경부의 규제 완화로 인해 그동안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로 눈치를 보며 식수용 종이컵의 사용을 줄였던 식당들이 종이컵의 사용을 다시 시작했고, 이 같은 행태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테이블마다 차곡차곡 쌓인 종이컵들을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한 번의 식사에 사용된 종이컵은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합니다. 다회용 컵을 사용하면 설거지가 힘들다, 손님들이 일회용 종이컵을 찾는다, 라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반대했던 점주들의 바람대로 종이컵을 마구잡이로 사용해도 규제받지 않게 되었네요. 그리고 그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짊어지게 될 폐기물 처리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점점 더 높아지겠죠. 당장 눈 앞의 이익만, 손해만 계산하는 우리 사회와 환경부의 태도가 문제입니다.

카페에서의 일회용 컵의 사용 또한 오락가락하는 규제 속에 혼란이 가중되었는데요, 여기에는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사용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경우 2022년 4월 1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 규제가 시행되었는데, 이 또한 기한을 두지 않고 단속을 유예했습니다. 그후 단속 유예 종료 기간에 대해 환경부는 명확하게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이에 대해 단속, 계도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물었을 때 “11월 24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단속으로 종이컵 규제하니까, 플라스틱 컵도 그때 규제할게요.”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11월 7일 환경부의 발표로 인해 지자체에서도 플라스틱 컵 단속하는 것이 곤경에 빠진 것과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컵의 사용은 명백히 규제되고 있고, 과태료 부과 대상임에도 말이죠.

플라스틱 컵이 규제 대상임이 명확해지고 종이컵의 사용이 허용되었을 때는 또 다른 문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매장 안에서 사용되는 모든 컵이 종이컵을 변경될 것이고, 아이스 음료의 경우도 종이컵에 담기게 되니 컵의 지속성을 위해서 양면 코팅 종이컵을 사용하게 될 겁니다. ‘설마 진짜 그렇게 될까?’ 생각하시나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듯, 이미 많은 매장에서 종이컵에 아이스 음료를 담아 내어주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죠. 11월 7일 전까지만 해도 머그잔에 음료를 담아주던 매장이 11월 7일 이후 갑자기 종이컵에 음료를 담아 내어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는 담당 공무원들이 지자체 내의 업장을 돌아다니며 “이제 일회용품 사용해도 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용을 억제하고 계도해도 모자를 판에 담당 공무원들이 일회용품의 사용을 독려하는 지금의 행태를 환경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환경부가 원하던 게 이거 맞나요?

이제 업장의 일회용 컵 사용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질 것 같습니다.

  •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일회용 종이컵 모두 사용
  •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 매장 내 모든 컵을 종이컵으로 제공

두 가지 흐름 모두 일회용 컵의 사용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시민 의식이 높기 때문에 정책을 완화 및 유예하더라도 일회용 컵의 사용량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환경부의 이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대한 소상공인의 부담으로 대두된 것이 ‘설거지 부담’입니다. 소상공인의 설거지 부담을 완화시키려면 세척 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는데, 세척 시설을 구비하기에는 비용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해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봅시다.

  • 카페 :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 – 어차피 설거지해야 함
  • 식당 : 식기류는 전부 다회용만 사용 가능 – 어차피 설거지해야 하는 거에 컵이 추가되는 것

컵 설거지 때문에 설거지 부담이 폭증하는 것인지,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유예하고 완화할 만큼의 중대한 사안인지 잘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어떤 규제가 시작될 때는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저항에 대해 환경부는 진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 저항을 이용해 규제를 뒤집는다는 것이 맞는 건지요? 환경부는 보도자료에 소상공인의 사연을 풀어냈는데, 이게 정부에서 보도자료로써 배포할만한 근거 자료인지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이번 발표를 포함해 후진적인 행보는 정치적 도구로 환경 정책을 악용한 매우 나쁜 선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계도 기간동안 나름의 홍보를 했습니다. 매장 안에 일회용품 사용 규제 포스터를 배포하고, 각 지자체의 청사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 금지 선언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환경부가 싹 무시하게 된 것이죠.

지자체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 홍보 포스터
[조선일보] [사설] 아무리 선거용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환경부 차관 曰 : 여론조사가 국민들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길을 잃은 1회용 컵 보증금제

11월 7일 환경부의 발표와 동시에 1회용 컵 보증금제의 마지막 숨통이 끊어졌습니다. 매장 안에서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전제되어야 컵 보증금제도 함께 작동할 수 있습니다. 매장 내, 매장 밖에서의 일회용품의 사용을 관리하는 규제가 논리적으로 설득될 수 있는 것이죠. 매장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한데, 어느 누가 포장할 때 일회용 컵에 보증금 붙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길을 잃은 것은 정책 뿐만이 아니다.

현재 뉴스에서 많이 보도되는 것은 종이 빨대 업체의 안타까운 목소리입니다. 그러나 환경부의 정책을 믿고 투자했던 업체는 종이빨대 이외에도 무수합니다. 다회용 컵, 다회용기 사업에 투자했던 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환경부 정책에 맞추어 계도 기간동안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잘 이행하기 위해 준비했던 매장들은요? 한 국가의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어버린 것은 국가적인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어도 할 말이 없는 사태입니다.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규제를 유예하고,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니 또 유예하고. 국민과 기업은 국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결국 환경부의 발표로 이득을 본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투명 공백

환경부에 요구합니다.

  1. 종이컵을 규제하는 수많은 국가들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즉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 유예 및 완화를 철회하고 강력한 규제로써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동참하십시오.
  2.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에 대한 단속 유예 시점을 명확히하고, 공식적으로 규제 대상임을 밝히십시오.
  3. 국민들의 환심을 사는 정책 시행은 환경부 존립의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국제적인 플라스틱 규제 흐름에 맞추어 환경 정책을 시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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